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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국민이 알아야 할 '정읍의 자랑'

김생기(정읍시장)

 

정읍(井邑)은 뜻 풀이 그대로 전라북도 서남권에 위치한'샘고을'이다. 더불어 정읍에는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이 있다. 국민 다수는'단풍하면 정읍, 정읍하면 단풍'을 떠올린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만이 아니다. 정읍에는 내장산 단풍과 함께 우리 국민이 자랑으로 여겨야 할 보물이 여럿 있다.

 

정읍은 민주주의의 여명을 밝힌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이며, 조선왕조실록을 품어 지켜낸 기록문화의 지킴이다. 또한 백제시대 정읍사 여인의 '천년의 기다림'이 계속되는 곳이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초현감을 지낸 역사의 현장이다.

 

이렇듯 정읍은 지역적인 자랑거리만이 아니라 국민이 자랑스러워하고 길이 후대에 전승시켜야 할 보물 같은 역사와 문화자원이 곳곳에 숨 쉬고 있는 소중한 곳이다.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은 정읍의 고부 봉기이고, 황토현 전적지에서는 동학농민군이 전라감영군과 맞서 싸워 최초의 승리를 거둠으로써 혁명의 불길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지게 했다. 사리사욕에 빠진 위정자들 때문에 어지러워진 세상을 백성의 힘으로 극복하고, 사람이 하늘이 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그 함성은 황토현에서 용솟음쳤다. 우리는 그 날을 '황토현 전승일'로 명명하고 5월 11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은 전국에서 불길처럼 타올랐지만 도화선과 상징성은 어디까지나 정읍이었다.

 

또 조선왕조실록은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세계적인 보물로 우리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정읍, 정읍 사람이 없었더라면 보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정읍 사람 '안의와 손홍록'이 임진왜란의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목숨을 걸고 실록을 내장산 깊은 곳 용굴에 옮겨와 지켜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당시 실록은 춘추관과 충주·상주·전주사고에 보관 중이었는데, 이들 중 전주사고본을 제외하고 모두 전란으로 소실됐다. 자칫 영원히 사라졌을지 모를 실록을 정읍 사람의 손으로 지켜내 우리의 자긍심이 된 것이다. 우리는 이 보물의 가치 이전에 이를 지켜낸 이들의 보석과도 같은 애국·애족정신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읍사 여인은 또 어떤가?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 또 그 어머니들은 기다림의 인생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정읍사 여인의 정한을'기다림의 미학'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요즘처럼 이혼이 보편화되고 흔한 일 중의 하나로 인식되는 시대에, 남편을 기다리다 돌이 되는 정성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본분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이 소중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그렇게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족 해체를 막고 가족의 결속 위에 사회안정을 꾀하고 싶다면, 정읍사 여인의 애틋한 남편 사랑, 가족 사랑의 정신을 정읍사 여인이 살았던 정읍에서 배워야 하지 않을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이 초대 정읍현감을 지낸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목민관으로 선정을 베풀고,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나라는 구한 충무공의 얼이 서린 곳이 바로 정읍이다. 그러기에 정읍에는 충무공을 기리는 충렬사가 있고, 충무공원이 조성돼 정읍인의 애국심을 키우는 도량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읍은 또 호남우도농악의 발상지이자,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효시인 상춘곡의 탯자리이기도 하다.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고즈넉한 내장산 단풍터널도 걸어보고 보물들이 있는 곳을 둘러보면 스토리텔러 정읍시장이 하는 이야기가 새록새록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정읍은 전국의 수 많은 자치단체에서 고만고만한 하나가 아니라 보물을 간직한 역사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고장이다.

 

/ 김생기(정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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