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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꿈꿔왔던 공연하게 됐죠"

"처음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때는 팬들의 나이가 어렸어요. 이제는 팬들도 세종문화회관에 어울리는 나이가 됐네요."

 

다음 달 10~11일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앞둔 가수 신승훈은 친정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데뷔 20주년 기념 월드 투어 국내 일정의 대미를 장식할 무대로 세종문화회관을 택했다. 작년 11월 시작된 월드 투어 '더 신승훈 쇼'는 미국 뉴저지와 로스앤젤레스, 국내 14개 도시를 돌며 진행됐다.

 

2000년 이후 11년 만에 돌아온 세종문화회관에 대한 그의 감회는 남달랐다.

 

신승훈은 지난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출해서 방황하다 다시 돌아온 기분"이라며 "이제야 내 나이에 맞고 세종문화회관에 온 관객들과도 맞는 공연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더 신승훈 쇼-그랜드 파이널'이란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2차례 공연이 매진돼 1회 공연을 추가할 정도로 관객들의 성원이 뜨겁다.

 

신승훈에게는 숙원사업이던 오케스트라 공연을 실현하게 됐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는 이번 공연을 위해 직접 50인조 오케스트라를 꾸리고 전곡을 오케스트라에 맞게 편곡했다.

 

◇'더 신승훈 쇼'의 클래식 버전 = 1996년 처음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섰을 때 신승훈은 '신세대 가수'였다.

 

당시는 그처럼 젊은 대중가수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스스로도 "세종문화회관이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기에 그곳에서 처음으로 공연한 신세대 가수로 자부심을 가졌었다"고 돌아봤다.

 

이후 7집 활동 때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관객들과 만나온 그는 '다양성을 보여주는 데 한계를 느끼면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특수효과를 쓸 수 있는 펜싱경기장과 체조경기장 등 스태디움들이 공연의 주무대가 됐다. 2003년에는 '더 신승훈 쇼'라는 타이틀을 걸고 극장과 스태디움 공연을 접목했다.

 

다시 돌아온 세종문화회관에서 그는 오케스트라와 '꿈꿔왔던 공연'을 하게 됐다. 그는 이번 공연을 '더 신승훈 쇼'의 클래식 버전으로 정의했다.

 

"제 노래가 클래식한 멜로디를 갖고 있는데 50인조 오케스트라와 제대로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예전처럼 밴드 반주에 현을 얹는 형식이 아니라 밴드가 리듬만 구성하고 나머지는 관현악이 들어간 오케스트라로 공연을 합니다."

 

오케스트라 구성은 3개월 전 시작됐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외인부대'처럼 악기를 잘 다룬다는 연주자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면서 단원들을 채워갔다. 이렇게 '신포니 오케스트라'가 꾸려졌다.

 

신승훈은 "앞으로 이 친구들과 클래식한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며 "이번 공연이 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태까지 내 공연에서 빛을 못봤던 '애이불비' '송연비가'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등 현 위주로 된 노래들이 오케스트라를 통해 재해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승훈은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마치고 지진으로 미룬 일본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팬들에게 고맙고 미안해" = 월드 투어를 통해 그가 느낀 건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었다.

 

그는 "5~6년 만에 찾아간 지방도시에서 관객들이 너무 반가워하는 걸 보니 죄송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진행된 미국 공연에서는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분들이 고마워서 기립박수를 해주신 것 같아요. 3시간 열창했는데 앞에 있던 40대 남자 관객이 울더라고요.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분들이 제 노래를 통해 고국에 대한 향수를 느끼시는 것 같았어요."

 

20년 넘게 가요계를 지킨 사람으로서 현 가요계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자기가 곡을 쓰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가 각광받아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해요. 대중이 자기 색깔을 갖고 음악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와 그냥 가수와 차이점을 알아줬으면 해요. 중견급 가수들이 설 무대가 없다는 것도 아쉬워요."

 

그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MBC '나는 가수다'에 대해 가수를 콘텐츠로 보느냐 아니면 음악을 하는 사람들로 보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가수를 콘텐츠로 보는 게 지금 분위기에서 좋을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어떨지 모르겠어요. 기라성 같은 사람들의 아우라까지 콘텐츠로 볼까봐 걱정돼요. 좋은 점은 감동을 준다는 거죠. 가요로 감동을 받은 적이 없던 지금 세대가 노래로 감동을 받는다는 게 좋아요."

 

◇'위대한 탄생' = 신승훈은 공연 이외의 모든 시간은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할애하고 있다. 그의 제자 셰인은 톱 3까지 진출했다.

 

그는 "셰인은 어떨 땐 음정이 불안하고 가창력이 좋은 편도 아닌데 우리나라에 없는 목소리를 갖고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천재끼도 있어서 한국말을 모르는데도 한국어 가사를 다 외워 부른다. 핸디캡을 극복하고 있는 게 대견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제자들을 위해 애용하는 장소는 동네 노래방이다.

 

그는 "일단 우리 동네 노래방에 애들을 데려가서 노래를 다 불러보게 한다"며 "노래에 맞는 목소리와 톤을 찾고 연습을 시킨다"고 말했다.

 

신승훈은 이번 공연에 셰인과 윤건희, 황지환, 조형우 등 제자 4명을 게스트로 무대에 세운다. 게스트 가수를 부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전에 애들과 삼겹살을 먹다가 농담반 진담반처럼 너희들 중에 톱 3 가면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세운다고 했는데 셰인이 갔다"며 웃었다.

 

"정을 주면 안되는데 큰일 났어요. 후배가수들이 왜 아마추어들을 세우냐고 해요. 그래서 걔네들한테 너희들은 후배고 얘네들은 제자라고 말해요.(웃음)"

 

제자들의 소속사 결정도 봐주고 있다는 그는 "4명한테 모두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고 귀띔했다.

 

동시에 제자를 위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오디션이기 때문에 애들이 감점을 피하려고 감동을 주는 걸 꺼리는 것 같아요. 심사위원들이 앞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눈치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져요. 오디션용 가수처럼요. 안 좋았던 버릇들은 다 없어졌지만 감동을 주기에는 아직 모자라요."

 

그는 "방송을 통해 후배 들으라고 한 얘기들도 많다"고 털어놨다.

 

"가령 녹음실에서 오버하면 안된다는 것. 노래는 CD로 나오면 어느 상황에서 들어도 좋을 정도로 '노멀'해야 해요. 그리고 요즘 가수들은 너무 카메라를 봐요. 그건 가사 신경 안쓰고 딴 생각한다는 의미거든요. 아이돌은 짜여진 퍼포먼스를 정확히 보여주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린 발라드 가수들이 카메라를 너무 의식해서는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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