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서 장류사업 도전·성장…홈페이지 개설해 온라인 판매, 판로 확보 변화
올해로 귀농 9년차인 임종남씨(38·진안읍 어은마을)는 전주에서 나고 자란 토종 '차도남'이다. 학교도, 직장도 모두 도시에서 다녔다. 아내 윤혜경씨(36)를 만나 맞벌이에 한창이던 그가 귀농을 결심하게 된 건 9년 전 딸 채은(9)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 들으며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그는 2003년 10월 진안읍 어은동 마을로 내려 와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가 하고 있는 장류사업을 물려받을 생각으로 귀농을 결심했다는 임 씨는 진안의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렇게 시작된 농촌생활이 생각만큼 녹록치 않았다는 임씨는 "처음엔 마을 어르신들과의 관계도 어색했고,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온 탓에 처음 접해보는 것들이 얼마나 많던지 하루하루가 진땀나는 생활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굳은 결심을 갖고 뛰어든 장류사업 역시 만만치 않았다. 처음에는 40kg짜리 10포대 정도의 적은 양으로 청국장과 된장을 만들었지만, 판매에는 실패했다.
45년 동안 전주에서 소규모로 장류 판매를 하고 있는 어머니의 가업을 잇는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뛰어들었지만, 3년 정도는 재료비 조차 건지지 못했다.
하지만 임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장'을 담글 때면 어머니를 모셔와 45년 손 맛의 비법을 배우고, 어은동 깊은 계곡 물을 끌어와 사용했다. 홈페이지도 개설해 인터넷 쇼핑몰에 상품을 올려 판매하는 방식으로 판로 확보에도 변화를 줬다.
그러는 동안 차츰 주문이 늘면서 2006년부터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지금은 연 400~500개의 된장과 청국장, 청국장환을 판매할 정도로 성장했다. 현재 임 씨는 이 사업으로 연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단계에 들어서자, 임 씨는 마을주민들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섰다.
진안군에서 젊고 능력있는 인재를 마을간사로 채용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신청했다. 마을간사로 일하며 마을 곳곳의 집안 일도 거들면서 마을의 '두뇌'이자 '머슴' 역학을 도맡아 했다.
임 씨는 홈페이지를 활성화시켜 농촌생활에 향수를 느끼는 도시사람들에게 농촌체험, 장류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도 구상중이다. 지난해 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관광분야 교육도 받는 등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진안군 전체 귀농인은 2010년 12월 말 기준으로 545세대 1285명. 2007년 3월 229세대 499명에서 3년여 만에 316세대 786명이 늘었다. 이 중 50~60%가 40~50대 젊은 귀농인이다.
진안군 앞에 '귀농 1번지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을 정도의 명성이다. 이 가운데 임 씨처럼 활동하는 마을간사는 모두 13명. 진안군의 '귀농1번지 조성 프로젝트' 역시 이 마을 간사제를 모태로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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