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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에 민원 넣어야 움직이는 학교

김승환 교육감이 취임한 이후 일선 학교장의 권한이 예전보다 강화됐으나 이를 활용하는 능력이 오히려 떨어져 대책마련이 촉구된다. 학교 폭력이 생기면 사태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서 대책 마련에 곧바로 나서야 하지만 행여 문책이라도 당할까봐 숨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자연히 처리해야 할 시간을 놓쳐 또 다른 민원을 만들고 있다. 한마디로 학교장의 사태 해결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례로 지난 4월13일 전주시 삼천동 모 초등학교에서 폭력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2학년 남학생들이 같은 학년 여학생에게 성적 수치심을 자아내게 하는 행동을 한 후 이 여학생을 때렸다는 것이다. 곧바로 피해자 학부모가 이 같은 사실을 학교측에 알려 재발 방지책을 세워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2개월이 다 되도록 학교측은 피해 학생에 대한 별다른 보호 조치 없이 양측 학부모간에 합의만 종용했다는 것이 피해자측의 주장이다.

 

학교측이 장기간 미적거리는 동안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들과 마주 칠 때마다 심한 수치심과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 이처럼 학교측의 불성실한 태도로 오히려 피해자 학부모가 딸 아이에게 할머니가 사는 동네로 전학가자는 말까지 했으나 딸 아이가 거절해 그냥 학교를 다니고 있다. 피해학생은 그간 해바라기 아동센터에서 상담치료도 받았고 지난 5월30일에는 상담사로부터 가해 학생들과 함께 있는 게 좋지 않다는 조언까지 들었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데도 학교측은 피해자측의 요구사항인 전학조치는 커녕 아무런 성과도 없이 시간만 낭비했다. 급기야 피해자측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이 같은 내용을 알렸다. 청와대는 지난 8일 도교육청에 민원 처리를 지시했다. 부랴부랴 도교육청은 학교측에 가해 학생에 선도 조치를 강구하라고 요청했다.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일선 학교장의 업무처리가 미온적이고 행여 자신들에게 문책이 떨어질까봐 쉬쉬하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됐다. 피해 학생의 입장에서 공정하게 일처리 하면 그만일 것을 시간을 끌어 또다른 민원을 야기시켰다. 특히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해야 해결된다는 나쁜 선례까지도 또 만들었다. 도교육청은 학교장의 권한만 강화시킬 게 아니라 학교장에 대한 관리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해서 도태시킬 사람은 도태시켜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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