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한나라당 대표실 국장)
내년에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연달아 치러진다. 벌써부터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될 것인지, 누가 대선에서 경쟁력이 있는지 관심이 많다. 여기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간이 적지 않게 남아 있고, 그 사이에 많은 변수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신뢰다.
국민과 정치인 사이에는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한다. 국민 신뢰도가 높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이다. 요즈음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사정이 녹록지 않다. 작년 지방선거와 최근의 보궐선거의 패배에 따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새로운 당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지만 자신있게 당을 맡겠다고 손을 번쩍드는 사람도 별로 없다. 이런 미증유의 현상은 결국 한나라당이 국민의 신뢰를 많이 상실했다는 것이고, 신뢰회복을 위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해법은 간단하다. 먼저 반성과 책임지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특히 이전 지도부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거기에 따른 반성과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지는 것은 정치의 원칙에 관한 문제다.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책임을 멀리하고 재출마하는 것은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고, 설령 당지도부에 선출되더라도 제역할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그 밥에 그 나물로는 국민신뢰를 얻을 수가 없다.
한나라당 지도부에 입성하려는 사람은 당의 위기상황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안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신뢰와 능력의 위기이다. 어떤 여론조사 전문가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위기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을 들여다 보면 위기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한다. 예전에 FGI(표적집단면접법)를 해보면 한나라당이 웰빙당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능력은 있다는 답변이 제법 나왔는데, 최근에는 웰빙당이면서 동시에 능력도 없다는 답변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을 믿기 어렵다는 여론이 크게 늘었고, 그래서 위기상황이라는 것이다.
능력과 리더십이 없는 사람이 더 이상 한나라당 지도부에 들어 와서는 안된다. 계파가 가진 조직의 힘을 등에 업고, 또 일시적인 인기바람으로 당의 리더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 결과가 어떤 지를 지금 한나라당의 상황이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계파의 도움을 얻어 지도부가 된 사람은 중심을 잃고 계파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고, 당의 이익보다는 계파의 이익을 먼저 대변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능력과 리더십이 없는 지도자는 당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 7월 4일 선출되는 한나라당 지도부는 변화를 창출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국민 여론조사와 21만명의 당원이 참여하는 이번 전당대회만큼은 제대로 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자기희생을 마다 않는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국민과 한나라당 사이에 벌어진 신뢰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지혜로운 지도부가 탄생할 수 있도록 당원 선거인단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선거인단이 현명해야 똑똑한 지도부를 선출할 수 있다. 집권당은 국민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집권당이 흔들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국민이 한나라당에 바라는 것과 한나라당의 국민에게 실천해야 할 과제가 일치될 때 훗날 집권당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가 있을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한나라당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견인차가 되기를 기대한다.
/ 이재성 (한나라당 대표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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