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완전히 뒤엎어야 가능""학부모 휴가없이 학생만 방학하면 실효없어"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전체 국무위원이 참석한가운데 17-18일 열리는 국정토론회에서 초중고 방학 분산 방안이 제시됐다.
내수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안한 방학 분산은 여름 휴가철에만 관광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여름방학, 겨울방학, 봄방학으로만구분된 초중고 방학을 분산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방학 분산이 학교 현장에서 실제 적용되려면 많은 과정을 거쳐야한다고 설명한다.
또 교육현장에서도 방학 분산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황이다.
방학을 분산하려면 2학기 체제로 굳어진 현행 초중고의 학기제를 바꿔 작은 단위의 학기로 쪼개야한다.
이는 우리나라 초중등교육과정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초중등교육법과 시행령을 대폭 손질하지 않으면 안된다.
교과부는 "방학 분산 문제에 대해 검토하거나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수업일수(등교일수)를 현재는 연간 205일 내외로 정하고 있으며 내년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실시되면 190일 이상으로 할 예정이다.
190일은 주 5일씩 34주를 등교하는 170일과 학교장 재량수업일 20일로 구성된다.
2001년 3월 학기부터 시행된 학교장 재량수업일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개정해학교장이 여름방학, 겨울방학, 봄방학, 공휴일, 개교기념일 등 5가지로만 제한돼 있던 방학 및 휴무일 제한을 없애고 학교장 재량에 맡긴 제도다.
하지만 이런 재량수업일도 여름, 겨울, 봄방학의 뼈대를 건드리지는 않는다.
교과부 관계자는 "방학을 분산하려면 학기를 세분화해야하며 이럴 경우 기존의교육과정을 전체적으로 다 바꿔야한다"며 "단순히 내수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교육정책을 바꿀 때 무엇보다 중요한 고려사항은 '교육적인지' 여부이며, 학생ㆍ학부모ㆍ교사 등 학교 구성원의 합의가 선행돼야한다"며 "서구와 같은 방학 분산을 기대하는 정책이 섣불리 나온다면현장에서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대변인은 "사회적으로도 휴가를 분산하는 분위기가 퍼져야 방학 분산이 실효를 거둘 수 있다"며 "학생은 방학이지만 학부모는 휴가가 아니라면 방학 분산이 내수활성화의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