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를 볼모로 잡고 나선 것은 바보 짓이다. 정부가 LH를 경남 진주로 준 것에 불만을 품고 전북도가 혁신도시에 들어설 이전 대상 기관의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은 한마디로 잘못된 결정이다. 정부가 도민에게 상실감과 허탈감을 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전북도가 기껏 생각해 냈다는 것이 이 정도 밖에 안되는 것에 먼저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지금은 감정으로 대응한다는 인상을 풍길 때가 아니다.
지난 16일 전북도가 혁신도시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전주시·완주군과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정부에 항의하는 수단으로 혁신도시에 들어설 농업진흥청을 비롯 산하 4개 기관에 건축허가를 안해주기로 했다는 것은 코미디 수준이다. 농진청 등은 이달 22일 일제히 착공할 예정이었다. 전북도가 이 같이 신사옥 착공을 불허함에 따라 언제 착공할 지 난감해졌다.
또 농업기능군에 이어 지방행정연수원과 대한지적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도 7~11월 착공을 목표로 건축허가를 협의해왔지만 이날 전격적으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 전북도가 취하는 액션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다. 전북도가 불허 처분했다고 해서 갑갑할 사람은 없다. 이전 대상 기관 사람들 조차도 원해서 오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좋은 핑계거리를 도가 제공한 셈이다.
물론 도가 전략적으로 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저간의 배경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어린아이 같은 유치한 짓을 하고 말았다. 도가 그간 LH 일변도로 모든 도정을 이끈 바람에 곳곳에서 구멍이 뚫렸다. 내년 국가예산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 예산안에 전북도가 요구하는 예산이 절반 밖에 반영 안되었다. 도가 계속해서 딴지를 걸고 나서면 정부측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불문가지다.
정치권은 모든 책임을 피하려고 후속대책에 관한 모든 권한을 김완주지사에게 떠 넘겼다. 일 욕심이 많다는 김지사가 이번 LH 일처리 하는 것을 보면 과거의 총명함을 찾아 볼 수 없다. 너무 감정에 휘둘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지금은 실리를 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일단 총리실과 충분하게 협상을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 김지사 참모진도 계속해서 지사가 패착하지 않도록 바르게 보좌해야 한다. 혁신도시를 볼모로 잡은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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