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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인맥(人脈)관리 제대로 되나

안봉호(군산본부장)

 

"그동안 우리 지역에서 근무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감사의 뜻과 함께 지역민의 정성이 담겨진 오징어를 보냅니다."

 

강원도에서 근무하다 다시 본청으로 복귀한 도내 출신의 한 중앙부처 공무원이 강원도에서 매년 오징어 철만 되면 멋지게 포장돼 자신에게 보내 오는 오징어에 대해 소개하면서 "참으로 정겹다"고 수년전 토로한 기억이 난다.

 

그는 당시 "비록 작은 성의지만 강원도를 떠난 후에도 자신을 잊지 않는 지역민에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 지역과 관련된 사업과 예산반영에 있어 적극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앞선다"고 말했었다.

 

그는 또 "자신도 정(情)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중앙부처에서 일을 하다가 새로운 정부 차원의 사업이 창출되면 타 지역에 앞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 준다"고 덧붙였었다.

 

한 때 군산에 근무한 적이 있는 그는 "자신이 전북 출신이지만 도내 자치단체마다 평소에 작으나마 이같은 정(情)을 주고 받는 일이 거의 없으며 국가예산 반영 등 필요한 때만 자신을 찾고 있어 얄밉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실토했었다.

 

그의 이같은 말은 평소 인맥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다른 지역은 자신의 지역에서 한번이라도 근무하는 국가공무원이 있으면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인맥을 형성해 나가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세상만사 모든 것은 인간이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맥관리는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반면 우리의 인맥관리는 어떠한가. 한마디로 낙제점이다.

 

정치적으로는 오랜 야당지역으로 중앙에서 이렇다 할 힘이 발휘되지 않고 있는데다 중앙부처의 장관을 비롯한 영향력 있는 도내 인맥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적게 있는 중앙부처의 인맥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등 평소 인맥관리를 하지 않아 오죽하면 일부 공무원들이 '중앙부처 누구 누구를 알고 있냐, 알면 자리를 한번 마련해 달라'고 관내 업체 사장들에게 요청할 정도다.

 

특히 군산에 부임하는 타지역 기관장들이나 국가공무원들에 대해 인연의 끈을 지속시키려고 하기는 커녕 오히려 투서와 진정을 통해 고충을 안겨줌으로써 지역에 대한 이미지를 흐리게 하는 풍토마저 꿈틀대고 있다.

 

백날 중앙부처의 예산확보를 위해 사업의 타당성과 필요성이 어쩌고 저쩌고 떠들어 대봤자 저변에 정감있는 인맥이 형성돼 있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진정한 인맥관리를 통해 "군산, 참으로 인정많고 좋은 지역이야"라는 평가를 받을 때 군산은 지역발전의 진정한 정신적 SOC(사회간접자본)를 갖추게 된다.

 

'어떤 이쁜 구석이 있어야 도와주지'라는 대외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면 타 지역에 비해 항상 낙후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부자는 돈이 많은 자가 아니라 인맥이 풍부한 자'라는 점에서 군산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지금이라도 지역발전을 위해 모든 분야에서의 인맥관리시스템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할 때다.

 

/ 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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