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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소섬유 대규모 중복투자 '안될 말'

탄소섬유를 놓고 전북과 경북이 경쟁해야 할 처지가 됐다. 탄소섬유는 강철의 5분의 1 정도로 가볍지만 강도가 10배 강한 고부가가치 신소재다.

 

미래 신소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효성그룹이 2020년까지 전주공장에 1조2000억 원을 투자, 연산 1만7000t까지 증설할 탄소섬유 풀 라인을 갖출 예정이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전주 친환경 첨단복합단지에 2500억원을 들여 탄소섬유 공장을 짓는 투자협약서를 효성그룹과 체결하는 등 전주를 탄소밸리로 키울 계획이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이처럼 야심찬 탄소섬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시점에 일본 도레이그룹이 경북 구미 탄소섬유공장에 대규모로 투자할 계획이어서 중복 또는 출혈경쟁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도레이그룹은 탄소소재 분야에서 연간 2만톤을 생산하는 등 기술력과 품질·시장점유율 등에서 세계 1위다. 도레이가 구미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것은 효성의 원천기술 개발과 투자를 견제하면서, 국내 탄소시장을 효성에게 내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두 기업이 탄소섬유를 본격 생산하는 2013년부터는 한국시장과 중국 등 세계 시장을 놓고 경쟁이 불가피하다. 국내 수요가 2800여 톤인데 비해 두 공장이 생산하는 탄소섬유는 4000여 톤을 넘기 때문이다.

 

세계 탄소섬유 시장이 매년 11%씩 급성장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효성은 초기단계다. 또 국내 최초로 중성능 탄소섬유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전북이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하는 시점에 도레이의 대규모 투자는 기술개발의 걸림돌이 될 우려가 높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국내 탄소섬유 산업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선택과 집중' 정책이 필요하다. 도레이는 원천기술은 이전치 않고 후반작업과 중간재·부품화 사업만 추진할 계획인데 그럴 경우 기술종속이 가속화될 우려가 뻔한 만큼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옳다.

 

특히 구미의 탄소밸리 구축사업은 대구·경북의 국책사업인 슈퍼섬유 산업과 중복되고 있어 정부가 조정역할을 해야 마땅하다.

 

지금까지 탄소섬유 개발에 매진해온 강신재 전주기계탄소기술원장의 지적처럼 10여년 동안 공들인 국내 탄소산업 기반이 외국기업 투자로 와해돼서는 안될 일이다. 정부가 새겨 들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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