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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의회, 할 말 하고 따질 건 따졌는가

올해는 지방자치 부활 20주년이 되는 해다. 척박한 토양에서 이만큼이나마 역량을 키워온 것은 지방의원들의 노고가 크다 할 것이다. 하지만 지방의회가 감시· 견제라고 하는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해왔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는 기관 대립형 체제다. 집행부 일에 대해 지방의회가 견제하는 구도다. 예산심의와 사무감사 권한이 그 대표적인 수단이다. 때문에 두 기관 간에는 항상 긴장관계가 형성된다. 적절한 긴장관계는 주민 권익향상과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감시· 견제라는 의회의 본령이 연성화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고약하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비아냥도 있고 의회가 권력화되고 집행부처럼 행세한다는 비판도 있다.

 

도의회의 경우 김호서 의장은 1년 전 취임 때 '강한 의회'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할 말은 하고 따질 것은 따지겠다."고 했다. 이전 도의회가 무기력했기 때문에 나온 반사적 다짐이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도의회는 과연 할 말을 하고 따질 건 따졌는 지, 그래서 강한 의회를 만들었는 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주민 체감지수는 '아니올시다'다. 전북도의 인사 난맥상을 들추겠다고 기자들한테 자료까지 배포했다가 집행부 로비를 받고는 거둬들인 사례도 있다. LH(토지주택공사) 관련 조사특위도 한때 검토됐지만 무산됐다.

 

도의회는 1문1답제와 긴급 현안질문제도 등을 새로 도입한 걸 치적으로 내세우지만 소수당 출신한테는 발언할 기회마저 박탈해버렸다. 동료의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마당에 제도가 있으면 뭐하나. 형식적인 틀만 갖췄다고 강한 의회가 되는 건 아니다. 단 한건일 망정 짚을 건 짚는 자세가 중요한데 이런 기능을 하지 않은 것이다.

 

강한 의회는 말로 되는 게 아니다. 강해지려면 집행부한테 혀 짧은 소릴 하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한테 엄격해야 제대로 된 감시 견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인사청탁을 하거나 소규모 지역사업비 등을 구걸한다면 칼날이 무뎌질 수 밖에 없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면서 뒷구멍으로는 집행부와 짝짜꿍이 되는 이중적 태도도 버려야 한다.

 

이젠 치적 나열이나 선언문 발표 따위는 하지 말라. 집행부에 대한 감시·견제가 제일 기능이라는 걸 보여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주민은 그걸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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