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에서 공주로 신분이 훌쩍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사랑은 비극적이네요. 그래도 이번에는 상대가 남자니까 적극적으로 사랑하려고요.(웃음)"
배우 문채원(25)이 공주로 돌아온다.
2008년 SBS '바람의 화원'에서 문근영이 연기한 '여자' 신윤복을 사랑하는 기생 정향으로 주목받은 그는 3년 만에 출연하는 사극에서 공주로 신분이 수직상승했다. 그는 20일 시작되는 KBS 새 수목극 '공주의 남자'에서 수양대군의 장녀 세령 역을 맡았다.
문채원은 13일 전화인터뷰에서 "'바람의 화원'에서는 남장 여자를 사랑했지만 이번에는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라 자신감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연기할 것"이라며 웃었다.
'공주의 남자'는 조선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한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다. 수양대군이 처단한 김종서의 막내아들 승유(박시후 분)와 수양대군의 딸 세령이 사랑에 빠지는 비극적 러브 스토리다.
문채원은 "원수 집안의 아들과 딸이 사랑하는 절절한 멜로"라며 "비극적이고 아픈 이야기지만 초반에는 세령의 밝고 천진난만한 면도 보여줘야하기 때문에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공주는 아니에요. 아버지가 왕좌를 차지하기 전에는 그냥 왕가의 아가씨로 나오니까요. 그래서 초반 1-3부의 경우에는 마냥 귀엽고 명랑한 아가씨로 나옵니다. 실제 제 나이보다 어린, 맑은 영혼의 캐릭터를 보여드려야해요."
3년 전에는 실제보다 원숙한 데다 정적이고 차분한 정향을 연기해야했던 그가 세월이 흐른 지금은 거꾸로 어린 연기를 해야하는 것.
그는 "첫 사극이었던 '바람의 화원'에서는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면을 많이 보여드려야 해 다소 어려웠는데 3년이 흘러 두번째로 하는 사극에서는 오히려 밝고 풋풋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다"며 "초반에는 최대한 해맑은 모습을 그리며 나도 재미를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공주의 남자'는 최근 이른바 한복 홀대 파문을 일으켰던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날 제작발표회를 연다. 제작진이 한복에 어울리는 장소를 물색하다 평소 제작발표회가 잘 열리지 않는 신라호텔을 접촉했고, 마침 신라호텔도 명예회복 차원에서인지 이번 행사를 유치했다.
문채원은 "'바람의 화원' 때는 한복을 거의 무채색 위주로 입었는데 이번에는 아주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감의 한복들을 소화하게 됐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이 선보이는 의상을 감상하는 재미도 클 것 같다. 제작진이 의상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전체 24부작인 '공주의 남자'는 9부에서 수양대군이 김종서를 처단하며 핏빛으로 물들게 된다.
문채원은 "극의 전개가 굉장히 빠르다"며 "그에 따라 세령이도 말괄량에서 비련의 여인으로 변신하게 되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