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와 익산시가 야심차게 건립중인 복합문화공간이 인구 규모에 맞지 않게 지어져 예산이 낭비될 우려가 크다.
군산시가 760억을 투자해 짓고 있는 예술의전당의 경우 인구 규모에 맞지 않는 대규모 공연장이어서 벌써부터 '돈 먹는 하마'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군산시는 '근대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근대역사문화관(공연장)·박물관 건립을 진행해왔다. 시는 국비 확보를 위해 근대역사문화관·박물관을 분리, 근대역사문화관을 복합문화공간인 예술의전당으로 짓고 있다.
군산예술의전당은 지곡동 새들공원 내 4만1609㎡(연면적 1만8616㎡·지하 1층, 지상 3층)에 1200석 대공연장과 450석 소공연장을 갖춘 시설로 2012년까지 완공 예정이다. 총 사업비 760억원중 680억원은 군산시가 부담한다. 하지만 예술의전당은 인구 26만인 군산시가 2016년까지 인구 57만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해 건립하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전북도의 문예진흥기금을 지원받아 군산에서 공연을 올리는 문화예술단체만 봐도 (사)한국예총 군산지회, (사)한국무용협회 군산지부, 군산국악관현악단, 극단 동인무대 등 10여 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1200석 대공연장은 지역 단체가 이용하기엔 값비싼 대관료로 인해 중앙의 대형공연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1인당 10만원 안팎의 티켓을 사서 공연을 볼 수요층이 두텁지 않은 가운데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온혜영 군산시 문화체육관광과 담당자는 "예술의전당은 50만을 목표로 한 국제 관광 기업 도시를 위해 멀리 내다보고 짓는 것"이라며 "800석 규모의 군산시민문화회관의 경우 시립예술단 공연으로 객석이 꽉 찰 때가 많아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문화예술인들은 많지 않다.
익산시는 390억원을 들여 어양동 신흥근린공원 내 2만1202㎡(건축연면적 1만610㎡·지하 2층, 지상 3층)에 1200석 대공연장과 상설·기획전시가 가능한 미술관, 주민편의시설 등을 갖춘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한다.
자치단체 재정 부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대공연장만 마련한 익산시는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의 600석 공연장을 중소형 무대로 활용할 계획. 예산 투입을 최소화했다고는 하지만, 익산시도 건립 이후 비슷한 고민거리를 안게될 것으로 보인다. 센터 운영비 부담을 줄이려다 보면, 수익 사업 위주로 이뤄져 지역의 문화예술 진흥은 외면한다는 비난을 받기가 쉽다.
결국 군산이나 익산에 건립중인 복합문화공간이 지역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확대하는 곳으로 거듭나려면, 관객들의 수요를 조사하고 그에 부합하는 기획력을 갖춘 전문가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복합문화공간의 효율적인 운영과 관객 개발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행정 편의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또한, 시설 건립 때부터 공연전문가의 자문을 구해 여건에 맞는 시설물을 들여놔야 예산이 이중 부담되지 않는다는 조언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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