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22:34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방송·연예
일반기사

'피겨 대중화' 꿈 이룬 '키스 앤 크라이'

스타들의 피겨 스케이팅 도전기를 그린 SBS TV '일요일이 좋다 -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이하 키스 앤 크라이)'가 14일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를 끝으로 석 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카르멘'을 연기한 크리스탈-이동훈 조가 '히어로'를 택한 김병만-이수경 조를 간발의 차로 누르고 우승, 14일에 이어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김연아 선수의 아이스쇼 무대에 서게 됐다.

 

제작진은 오는 21일 방송되는 마지막회에서 MC 김연아와 '키스 앤 크라이' 우승팀인 크리스탈-이동훈 조의 아이스쇼 공연을 소개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의 빙상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며 지난 5월 22일 야심차게 출발한 '키스 앤 크라이'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MC를 맡은 첫 번째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막상 방송을 시작한 후에는 KBS 2TV '해피선데이 - 1박2일'과 MBC '우리들의 일밤 - 나는 가수다' 등 쟁쟁한 경쟁 프로그램에 밀려 고전하기도 했지만, 갈수록 화려해지는 경연과 이를 위한 출연자들의 땀방울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막판에는 시청률도 10% 선을 넘어섰다.

 

남승용 CP는 15일 "시청률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피겨의 대중화라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는 어느정도 달성한 것 같아 기쁘다"면서 시즌2 제작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왕의 '굴욕' = '키스 앤 크라이'의 시작은 사실 불안했다.

 

제작진은 그룹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와 에프엑스의 크리스탈, 개그맨 김병만, 가수 아이유·손담비, 배우 박준금 등 쟁쟁한 스타 10명을 섭외하고 일산제작센터에 전용 아이스링크까지 만들었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방송 초반 김연아 선수의 활약상과 출연자의 사연 소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유의 긴장감을 살리는 데 실패했고, 활주조차 버거운 듯한 일부 출연자의 모습은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즐겨 보던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프로그램 내부의 문제에다 경쟁작인 '1박2일' '나는 가수다'의 인기가 더해지면서 시청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키스 앤 크라이'는 5월 22일 11.6%(이하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로 출발한 뒤 6월 말까지 평균 8.6%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씨는 "원래 스포츠 버라이어티쇼는 출연자의 실력이 웬만큼 뛰어나지 않으면 주목받기 어렵다. 대중이 이미 실제 경기를 통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여러 차례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키스 앤 크라이'가 고전한 건 편집 및 편성 전략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스포츠 버라이어티 고유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빙판을 달군 스타들의 투혼 = 하지만 시청률이 이 프로그램의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는 법.

 

'키스 앤 크라이'에 출연한 10명의 스타들은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 앞에서 빙판을 녹일 듯한 투혼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였다.

 

초등학생인 아역 배우 진지희부터 이제 막 50대가 된 배우 박준금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10명의 스타들은 살인적인 스케줄과 부상 위험 속에서도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고, 이는 곧 완성도 높은 무대로 이어졌다.

 

프로 선수 못지않은 기량으로 매번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던 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과 가수 손담비,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로 빙판에서도 '달인'임을 입증한 개그맨 김병만, 국가대표 선수라는 무게를 벗어던지고 '예능감'까지 보여준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이규혁 등 누구 하나 빼놓기 힘들 정도로 출연자들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특히 오십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스케이트를 탔던 배우 박준금의 열정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남승용 CP는 "제작진과 김연아 선수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건 '피겨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것"이라면서 "50대인 박준금 선생님부터 10대 진지희 양까지 출연자 하나하나가 모두 열심히 해 준 덕에 어느 정도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정덕현 씨는 "김연아 선수의 경기 잔상이 워낙 강하다 보니 초반에는 참가자들의 경연이 너무 아마추어적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참가자들의 노력하는 모습이 소개되면서 대중의 공감도 커진 것 같다"면서 "워낙 경쟁이 치열한 시간대에 방송되다 보니 시청률은 잘 나오지 않았지만, 피겨라는 어려운 소재를 가지고 이만큼의 완성도를 보였다는 건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 출연자들의 실력이 한참 물이 오른 시점에서 대회가 마무리되자 '키스 앤 크라이'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키스 앤 크라이'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동안 고생한 출연자들을 향한 격려 메시지와 함께 시즌2 제작을 요청하는 글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

 

제작진은 김연아 선수와 일정만 맞으면 시즌2 제작을 추진할 생각이다.

 

남승용 CP는 "제작진과 김연아 선수 모두 시즌2 제작에 긍정적"이라면서 "김연아 선수의 스케줄 등 제반 여건이 허락한다면 내년 이맘때쯤 '키스 앤 크라이' 시즌2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스 앤 크라이'는 오는 21일 방송되는 아이스쇼 무대를 끝으로 종영하며, 후속으로는 '다이어트 서바이벌 빅토리'가 방송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