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다가옴에 따라 극장가도 부산하다. 썰물 빠지듯 물러가는 여름 블록버스터 자리에 추석 흥행을 노린 영화가 하나 둘 들어서고 있다.
휴먼드라마와 멜로드라마, 코미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가족 관객을 기다린다. 한국영화로는 '푸른소금' '챔프' '통증' '가문의 수난'이, 외화로는 '콜롬비아나'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 등이 극장가의 대목을 노린다.
◇한국영화 '4파전' = '의형제' 이후 1년 반 만에 복귀한 송강호 주연의 '푸른 소금'이 첫 신호탄을 쏜다. 영화는 애초 예정한 9월1일 개봉에서 하루 앞당겨 이달 31일 관객과 만난다.
'시월애'(2000)의 이현승 감독이 11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고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이 배출한 신세대 스타 신세경이 킬러 세빈 역으로 은퇴한 갱단 보수 두헌(송강호)과 미묘한 사랑을 나눈다는 내용을 담았다.
'과속 스캔들'(2008)과 '헬로우 고스트'(2010)로 연타석 흥행 홈런을 친 차태현은 휴먼드라마 '챔프'로 또 한 번 흥행에 도전한다. 영화는 9월7일 개봉한다.
시력을 잃어가는 왕년의 스타 경마 기수와 퇴물 신세 절름발이 경주마의 우정과 도전을 그렸다. 2004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데뷔 이후 통산 33번의 경주에서 13번의 우승을 차지한 절름발이 경주마 '루나'의 실화를 재구성했다.
말(馬)이 등장하는 영화 '각설탕'(2006)의 이환경 감독이 이번에도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제주도와 부산, 일본에서 촬영했다. 유오성과 박하선이 조연으로 등장한다.
권상우ㆍ정려원 주연의 '통증'은 멜로드라마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기만화가 강풀이 쓴 원안을 바탕으로 했다.
어린 시절 사고로 가족을 잃은 죄책감과 후유증으로 통증을 느낄 수 없게 된 남자 '남순'(권상우)과 유전으로 혈우병에 걸려 작은 통증에도 위태로운 여자 '동현'(정려원)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모두 6편의 영화로 1천900만명의 관객 동원 기록을 보유한 곽 감독이 이 영화로 2천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영화는 9월8일 개봉한다.
'가문의 수난'은 '가문의 영광'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에 이은 '가문' 시리즈의 네 번째 편이다. 해외출국금지령에 발이 묶인 홍 회장(김수미) 일가가 생애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코믹하게 그렸다.
가문 시리즈 전편을 모두 제작한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정태원씨가 처음으로 감독으로 나서 메가폰을 잡았다. 가족 모두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답게 추석을 앞둔 9월7일 개봉해 흥행몰이를 하겠다는 전략. 분량의 80% 이상을 일본에서 촬영했다.
◇외화와 애니메이션도 있다 = 조 샐다나 주연의 '콜롬비아나'가 다음 달 1일 개봉하면서 외화의 서두를 장식한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냉혹한 킬러가 되는 카탈리아의 활약을 담았다.
줄거리는 단순한 편이지만, 주인공 카탈리아가 쫓기는 환경을 거꾸로 이용해 재치있게 위기를 모면하거나 적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설정이 곳곳에 배치돼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사고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끝까지 추격하는 죽음의 신과 벌이는 주인공들의 두뇌 게임을 그린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도 다음 달 8일 관객을 찾아간다. 국내 개봉 공포영화로는 처음으로 3D 아이맥스로 개봉한다.
짐 캐리 주연의 '파퍼씨네 펭귄들'은 성공했지만 마음은 꽁꽁 언 파퍼(짐 캐리)가 우연히 펭귄을 키우면서 따뜻한 마음을 다시 찾게 된다는 가족 영화. 9월8일 개봉할 예정이다.
애니메이션도 줄줄이 개봉한다. '극장판 아따맘마 3D : 엄마는 초능력자'는 아무도 못 말리는 엄마의 초능력 사용기를 그렸다. 상영시간은 43분에 불과하지만 성인도 웃을 만한 장면이 더러 있다.
'쥴리의 육지 대모험'은 육지에서도 숨 쉴 수 있는 귀요미 상어 쥴리가 사람들에게 잡혀간 동생들을 구출하기 위해서 떠나는 여정을 다룬 작품이다.
'극장판 메이저 : 우정의 강속구'는 야구 천재 박찬의 꿈을 향한 도전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유년시절 오른손 투수로 활약했던 박찬이 왼손 투수에 도전하기까지 베일에 싸인 비밀을 담았다. 세 편의 애니메이션은 모두 9월8일 개봉한다.
◇틈새시장 노리기 = 작은 영화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작품도 있다. 대표주자는 다음 달 8일 개봉하는 홍상수 감독의 '북촌 방향'.
성준(유준상)의 짧은 서울 체류기와 그 과정에서 '반복'되는 만남을 코믹하게 그렸다. 홍 감독의 12번째 영화이자 2번째 흑백영화다.
'반복과 차이'라는 주제는 여전하며 배우들의 호연이 재미를 준다. 좁은 관객에서 인물들이 치고받는 대사와 그 인물들을 보여주는 화면구도도 세밀하다.
스페인 그라나다 영화제 대상, 미국 댈러스영화제 대상 등을 받은 전규환 감독의 '댄스타운'도 다음 달 1일 개봉한다.
평양에서 남편과 행복하게 살던 여성이 남편과 남한의 성인영화를 보다가 이웃에 밀고돼 당국의 처벌을 피해 홀로 남한으로 넘어와 겪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렸다.
이밖에 국내 최대 기타 제작 업체인 콜트ㆍ콜텍에 몸담은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꿈의 공장'과 사랑에 빠진 장애인의 마음의 변화를 세밀히 포착한 함경록 감독의 '숨'도 각각 다음 달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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