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 대전 국제오픈볼링대회' 한국프로볼링 최강자 꺾고 우승
지난해 소속 팀 해체로 건설사 직원으로 취직해 생계를 꾸려 온 정승주(29)가 국내 최대 상금이 걸린 국제 볼링대회에서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정승주는 지난 9일부터 26일까지 대전 월드컵경기장 볼링장에서 열린 '2011 잇츠대전(It's Daejeon) 국제오픈볼링대회' 마지막 날 TV파이널 최종전에서 한국프로볼링(KPBA) 랭킹 1위 김영관(33·진승무역)을 229-118로 누르고, 우승 상금 5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김영관은 현재 KPBA 랭킹·상금·애버리지에서 모두 선두.
당초 정승주는 라운드로빈(round robin·모든 참가자가 한 번씩 대전할 수 있도록 짝을 짓는 것) 상위 6명이 하위 순위자부터 맞붙어 승자가 상위 진출자와 겨루는 스텝래더(stepladder·발판사다리) 방식으로 치르는 TV파이널에 3위로 올라갔다.
4위 김민희(서울시설공단)와의 성(性)대결에서 228-202로 이겨 상위 라운드로 진출한 그는 김준수(부천대)와의 3위 결정전에서 4프레임부터 스트라이크 5개를 뿌려 258-194점으로 최종전에 올랐다.
정승주는 김영관과의 최종전에서도 두 차례의 터키(3연속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국가대표(2005년~2007년) 출신으로 2008년부터 전라북도체육회 소속으로 뛰었던 정승주는 지난해 전국체전 '노(no) 메달'로 팀이 사실상 공중분해되면서 올 3월부터 고향인 정읍에 있는 한미건설(대표이사 장용석·김영수)에서 '공무과 대리'로 일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 건설 현장으로 일터를 옮긴 셈.
2남 중 차남인 정승주는 "팀도 와해되고, 그 즈음 집도 경매로 넘어가는 등 많이 힘들었다"며 "연습은 퇴근 후 저녁 7, 8시부터 10시까지 정읍 우성볼링센터에서 거의 혼자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도 회사 측의 배려로 간신히 참가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
내년 입대를 앞둔 그는 소원이 하나 있다. "올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팀이 부활하는 것"이다.
현재 전북체육회 소속 선수는 서상천(28)과 신승현(23) 등 '달랑' 2명. 감독도 없고, 훈련도 각자 한다. 2008년부터 감독을 맡았던 전북볼링협회 김성일 전무(45)는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다.
한편, 이번 시즌 세계볼링연맹 여섯 번째 월드볼링투어(WBT)인 이번 대회에는 지난 시즌 미국프로볼링(PBA) 올해의 선수로 뽑힌 미카 코이뷰니에미(44)와 파워볼러로 유명한 로버트 스미스(37·미국) 등 유명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으나, TV파이널 여섯 자리는 모두 한국 선수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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