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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에서도 한국 양궁은 세계 최강"

전주 출신 최두석 키프로스공화국 양궁 국가대표팀 감독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박성현, 이성진 등 웬만한 한국 선수 이름은 다 알아요. 자기가 안 나가더라도 국제 시합이 열리면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보고, 몇 점 쏘는지까지 꿰고 있어요."

 

6일 전북체육회관에서 만난 최두석 키프로스 공화국(Republic of Cyprus) 양궁 국가대표팀 감독(40)은 "키프로스 양궁 국가대표는 남자 넷, 여자 넷으로 모두 개인 직업이 있다"며 "활과 화살 등 고가 장비도 개인 돈으로 사고, 직장을 다니며 남는 시간에 훈련한다"고 말했다.

 

전주중과 전북체고에서 활을 잡았던 최 감독은 지난 2009년 9월 대한양궁협회의 주선으로 '인구 100만 명의 지중해 섬나라'로 갔다. 현재 키프로스 공화국에서 활동하는 양궁 선수는 초·중·고교·대학·일반부 통틀어 200명 남짓이라는 게 그의 설명.

 

지난달 26일부터 한 달간 휴가를 받아 고향에 온 그는 지난해 8월 초 키프로스 대표팀을 이끌고 2주간 전북도청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국제 대회에 나가도 한국 선수들을 만날 기회가 얼마나 있겠어요? 다들 '우물 안 개구리'잖아요. 사고 방식 자체를 일깨워 주고 싶었어요. 한국 선수들이 쏘는 것만 봐도 공부가 되고, 큰 영광이죠."

 

키프로스는 지난 7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15년 만에 자국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남자 싱글 라운드 1292점·남자 50m 340점·여자 싱글 라운드 1326점·여자 70m 332점 등 "한국에선 허다한 기록이지만, 유럽권에선 잘 쏜 축"이다.

 

최 감독이 맡은 뒤 선수당 평균 기록이 100점가량 올랐다. 키프로스 양궁협회장도 러시아나 불가리아 등 다른 나라 지도자가 맡았을 때보다 실력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올랐다며 그를 인정했다.

 

영어를 전혀 못해 초반엔 일주일의 절반 이상을 밤새 공부했다는 그는 "말보다 중요한 게 선수들과의 교감"이라며 "훈련 양도 많지 않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지도하기 위해선 그들의 애로 사항을 파악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전자제품 대리점에서 일하는 선수는 점심시간에 밥도 안 먹고 활을 쏘기 위해 훈련장에 나와요. 혹시나 잘못된 자세로 쏠까봐 제가 나가서 봐주고, 밥도 사줘요. 덩치는 고릴라처럼 큰데, 이름이 미미(24)예요."

 

그는 "양궁은 모든 화살을 똑같이 쏘는 반복 운동이다. 편하게, 쉽게 쏘는 게 관건"이라며 "자세를 수정하면 기록은 당장 떨어지지만, 고비를 넘기면 기록은 결국 올라간다"며 그만의 '양궁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3남1녀 중 장남으로 아직 '총각'인 그에게 꿈을 물었다.

 

"선수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은 적이 있어요. 올림픽 티켓을 따는 게 목표라고 해서 운동하지 말고 그만두라고 혼냈어요. 모든 지도자의 목표는 자기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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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goodpe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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