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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식 "우리 음악에 중독됐대요"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을 만큼 강한 중독성을 지닌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톡식(toxic)'이란 이름을 붙였어요. 저희 이름 너무 잘 지은 것 같지 않나요?(웃음)"

 

2인조 밴드 '톡식'의 김정우(24, 보컬·기타)와 김슬옹(19·보컬·드럼)은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의 말대로 톡식은 요즘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베이스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풍성한 사운드, 짙은 아이라인만큼이나 강렬한 카리스마, 아이돌 스타 못지 않은 외모와 패션 감각까지 갖춘 이들에게 음악 마니아들은 이미 충분히 '중독'됐다.

 

KBS 2TV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톱 밴드'로 스타덤에 오른 톡식을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기를 실감하는지 묻자 "외출을 거의 안해 모르겠다"며 수줍게 웃는다.

 

"사실 저희는 잘 돌아다니지 않거든요. 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는 항상 연습실에 있고 오전에는 자느라 바빠요.(웃음) 근데 공연장에 가면 확실히 예전과 다르긴 하더라고요. 많이 알아봐주시고 소리 질러주시고….(김정우)"

 

"혼자 다니면 완벽한 일반인이고요.(웃음) 형이랑 같이 다니면 '톱 밴드 아니야?' 하고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럴 때마다 무척 신기하죠.(김슬옹)"

 

김정우는 "'톱 밴드' 출연 후 20곳이 넘는 기획사에서 연락을 받았지만 (전속 계약은) 천천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톱 밴드'에만 집중하고 싶다. 그게 우리에게 기회를 준 제작진과 KBS에 대한 예의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반 시청자들에게 톡식은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지만 사실 그들은 홍대에서 이미 수년간 공연해 온 '중고 신인'이다.

 

두 사람이 어떻게 '2인조 밴드'라는 모험을 함께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슬옹이와 안 지는 꽤 오래됐어요. 고 3 때 실용음악학원에 등록하러 갔다 드럼을 치고 있는 슬옹이를 봤죠. 중학생 꼬마가 열정적으로 드럼을 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친하게 지냈는데, 작년 여름에 각자 활동하던 팀이 해체돼 뭉치게 됐어요.(김정우)"

 

두 사람은 '한국의 화이트 스트라입스(White Stripes, 미국의 2인조 록밴드)가 돼 보는 게 어떠냐'는 연습실 사장의 조언을 받아들여 베이스 주자 없는 2인조 밴드를 결성했고, 톡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중독'의 시작이었다.

 

 

"작년 추석 때부터 본격적으로 합주를 시작했어요. 하루에 열두 시간씩 연습했죠. 베이스가 없다보니 둘 중 한 명이라도 틀리면 확 티가 나거든요. 5시간 정도는 합주, 나머지 시간은 개인 연습에 몰두하며 합을 맞췄죠.(김슬옹)"

 

김정우는 "편곡을 할 때도 어떻게 하면 단조롭게 들리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면서 "편곡부터 연주까지 남들의 2∼3배 정도는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근데 2인조라 좋은 점도 있어요. 2인조에 맞게 편곡을 하다보니 어떤 곡을 연주해도 '톡식 스타일'이란 느낌이 나더라고요.(웃음) 잘 알려진 곡도 신선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우리의 강점이죠.(김정우)"

 

그의 말대로 '톡식 스타일'은 돌풍을 몰고왔다. 톡식이 '톱 밴드'에서 연주한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산울림)' '호텔 캘리포니아(이글스)' '나 어떡해(샌드페블즈)'는 원곡과는 전혀 다른 신선함으로 심사위원과 음악팬의 귀를 사로잡았고 2인조 밴드의 한계에 대한 우려는 눈녹듯 사라졌다.

 

'왜 저런 천재들이 아직까지 음반을 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한국 음반 제작자들이 우매한 것 같다(김종진)' '감성을 자극하는 사람들은 많이 봤지만 본능을 자극하는 음악은 처음이다(유영석)'는 심사위원들의 극찬은 이들의 음악적 완성도가 어느 수준인지 짐작케한다.

 

톡식의 무대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바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5인조 밴드 '브로큰 발렌타인'과의 16강전이었다.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고 할 만큼 화제가 됐던 이날 경연에서 톡식은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를 열창, 레이디가가의 '포커페이스'를 연주한 브로큰 발렌타인을 꺾고 8강에 안착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았죠. 저희의 우상인 브로큰 발렌타인 형들과 한 무대에 선다는 것만 해도 영광인데 저희가 (8강에) 올라가다니요. 사실 공연 전에 형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승부를 떠나 우리 오늘 정말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자. 있는 걸 다 보여주자고 약속했죠. 긴장도 많이 됐지만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공연이었어요.(김슬옹)"

 

"전 슬옹 군이 형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연주한 것만 해도 자랑스러웠는데 결과가 그렇게 나와 무척 놀랐어요. 형들한테 조금 미안하기도 했고요. 저희가 형들 몫까지 더 열심히 해야죠.(김정우)"

 

김슬옹은 "'나 어떡해'는 정우 형 아버지(김정우의 아버지는 샌드페블스 1기 기타리스트였던 김동만 씨다)의 곡이라 더 특별했는데, 방송 후 음원까지 나와서 감격했다"면서 "우리 이름으로 음원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아시안 비트 2008(야마하 뮤직이 주최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 밴드 콘테스트)' 우승에 빛나는 브로큰 발렌타인을 꺾고 단숨에 '톱 밴드' 우승 후보로 부상한 톡식이지만 우승을 생각해 본 적은 한번도 없다고 했다.

 

"저희가 '톱 밴드'에 출연한 건 저희의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지 시험해보기 위한 거였어요. 처음부터 우승 욕심은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우승보다는 앞으로도 음악을 계속 하는 게 저희의 목표인 만큼 어떻게 하면 다음 공연을 더 잘할 수 있을지가 저희의 최대 고민입니다.(김슬옹)"

 

톡식의 목표는 '본능을 자극하는 음악'을 하는 것이다.

 

"본능을 자극하는 음악이 저희의 지향점이에요. 트렌디하게 가면서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무언가를 '꿈틀'하게 만들고 싶어요. 더 열심히 노력해 앞으로도 여러분을 '중독'시켜드릴게요.(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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