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 고교(옛 전문계 고교)의 숙련된 기능인력들의 진로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양성한 기능인력이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고교생 취업 확대를 주문한 이후 상업계 출신의 금융기관 수요가 많아지고 있지만 공업계 학생들은 취업 벽은 여전히 높다. 숙련된 기능인력이 대학에 진학한다면 막대한 예산을 들이는 것 자체가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다.
국회 안민석 의원(민주당= 경기 오산)이 교과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2월에 졸업한 도내 2010년도 기능경기대회 입상자 68명 중 취업자는 14명(20.6%)에 그쳤다.
전국 16개 시·도 중 제주도(12.2%)에 이어 가장 낮은 취업률이다. 전국 평균 취업률도 36.4%에 그치는 등 기대 이하 수치지만 전북은 이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대학 진학자는 42명에 달했다. 전체 입상자의 61.7%에 이르는 비율이다.
이렇게 된 원인 중에는 학벌 위주의 세태를 탓할 수도 있다. 대기업 등 처우가 괜찮은 일자리는 제한돼 있어 학생들이 기능대회에서 입상하고도 취업보다는 대학진학의 길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또 일부는 좀 더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대학진학을 선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숙련된 기능인력들이 모두 이런 생각들은 가진다면 어찌 될 것인가. 기능대회 입상 경력이 있는 기능인력들이 전문 직업인으로 양성되지 못한다면 '특정 분야의 인재 및 전문 직업인을 양성한다'는 특성화 고교 육성 취지에도 어긋나고 국가적으로도 예산낭비다.
현재 전체 학생의 10%도 안되는 기능(영재)반의 실험실습비가 전체 실험실습비의 20.8%~ 52.1%를 차지할 만큼 기능대회 출전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예산이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기능대회에 10명 이상 출전한 5개 공업계 고교의 실험실습비를 분석한 결과다.
이렇듯 기능인력을 양성시키기 위해 예산을 집중 투자한 이들이 전문 직업인의 길을 걷지 않고 대학에 진학해 버린다면 국민들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장인'으로 평가받고도 취업하지 못한다거나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다 면 특성화 고교가 뭔가 잘못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일 터이다. 기업들이 이들을 보다 많이 수용할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일신하고 고교에서도 산업체와 연계된 기능훈련에 치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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