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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 농산물 가공시설

오미자·사과 ·표고버섯·산채 등 18건 상품화 성공 농민들 창업교육 통해 기술 습득… 가공·판매까지

▲ 경북 문경시의 대표적 농산물 가공제품.

경북 문경시는 1994년 큰 전환점을 맞았다. 무연탄·석회석·철 등 각종 지하자원이 풍부해 광업이 주력산업이었으나 점차 내리막 길을 걷더니 마지막 광산이었던 은성광업소가 문을 닫았다. 사양산업인 광업을 접고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했던 문경시는 관광에 눈을 돌리고 관광에서 가장 중요한‘먹을거리’에 주목했다. 문경을 대표할 특산물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상당기간 논의 끝에 오미자·사과·표고버섯·약돌돼지·산채 5가지를 육성키로 결정했다. 이들 특산물을 어떻게 해야 농민들의 소득이 높아질지 농민들에게 물었다. 1차 산물로 시장에 내놓으면 농가에게 돌아오는 몫은 이전과 같아 가공으로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조사됐다. 지역의 농산물로 지역민의 소득을 높이는 로컬푸드의 영역에서 문경의 농산물 가공사업은 농가가 원하는 일을 하다보니까 저절로‘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6년 5가지 특산물을 발굴한 문경시는 가공기술 개발에 힘썼고 2001년에 문경 흥덕동 농업기술센터에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준공했다.

 

1만1511㎡의 부지에 795.2㎡의 시설과 105대의 기계를 갖춘 가공지원센터는 식품학 석사급 연구원 2명과 생활지도사 2명, 지원 5명 등 9명의 인력이 운영했다.

 

경북대 교수 11명을 자문교수로 위촉해 연구하고 한식세계화연구단·경북디자인센터·농정연구센터 등과 농식품개발 특성화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음식 레시피·포장·마케팅 등에서 도움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2002년 표고버섯 30여가지, 2003년 오미자 96가지, 2007년 사과 105가지, 2008년 산채 10가지 등 210여가지의 가공기술을 표준화, 규격화했고 상당수 가공기술은 상품화됐다. 이같이 개발된 가공기술을 배우길 원하는 농가들을 위해 1년간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보육에 활용되는 과일가공 주스플랜트·오미자 가공플랜트·분말플랜트 등 3종류의 생산플랜트는 식품제조가공업으로 등록했다.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는 가공업 등록을 통해 농민들은 기술을 배워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까지 할 수 있다.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제품은 표고버섯·오미자·사과·산채 4품목에서 120점이 개발됐고 농가에 54건의 기술이 이전됐으며 18건이 상품화돼 국내에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오미자 추출액 제조방법·오미자추출물 육포 제조방법 등 3건은 특허를 받았고 특허출원 12건, 상표등록 60점으로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고 있다.

 

농민들이 혼자 힘으로 제품개발부터 포장, 등록까지 마치려면 3~5년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문경 농산물 가공지원센터의 시설과 연구진, 자문교수의 도움을 받으면 1개월에 가능하다.

 

이 때문에 창업 입주교육을 받기 위해 문경지역 300여농가가 신청했으나 지금까지 자격을 갖춘 엄선된 사과 22농가 등 31농가만이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사과 농가의 자격은 친환경인증을 받고 1년과정의 친환경사과대학을 수료해야 하며 입주조건을 지켜야만 한다. 입주조건을 살펴보면 원료로 쓰이는 사과의 경우 친환경인증사과만을 쓰고 병·부패 등이 없이 손패율이 10%를 넘지 않아야 하며 당도가 13% 이상이어야 한다.

 

해마다 10월에 열리는 문경사과축제와 함께 문경의 대표적 공동브랜드 농식품으로 개발된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즙’은 다른 성분은 전혀 들어있지 않고 문경사과 원액 100%이다.

 

120㎖, 100㎖ 용량 2가지가 생산되며 1포에는 각각 사과 1개씩이 통째로 들어간다. 일주일에 2번 문경지역 학교급식에도 공급된다. 올해 연간 1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힐링효과’까지 인정되고 있어 앞으로는 폭발적인 매출증가가 전망되고 있다. 전국적인 오미자 유행의 출발지가 된 문경은 국내 생산량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오미자청·오미자술·오미자퓨레·오미자쨈·오미자요구르트 등 다양한 가공기술이 개발돼 있다.

 

문경 오미자는 2007년 지역혁신박람회 대통령상을 받았고 2008·2009년에는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친환경농산물 부문 대상을 받았다. 특히 문경 오미자를 홍보하는 인쇄물은 영어·중국어·일본어는 물론 아랍어까지 만들어져 있어 아랍의 바이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백두대간에 위치한 문경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개발된 산채비빔밥은 문경출신 대한민국 조리명장 박병학 교수의 컨설팅으로 맛을 표준화, 호평을 받고 있으며 방짜유기를 사용해 품격을 높였다.

 

문경시농업기술센터 소득개발과 농산물가공계 김미자 생활지도사(42)는 “가공센터의 시설과 교육프로그램 개발, 직접적인 가공제품 생산 등 기반이 다져지기까지 10년이 걸렸다”면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농민과 지역의 소득을 높여줄 마케팅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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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곤 baikkg@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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