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과 의회가 주민여론을 무시한채 의정비를 인상해 논란을 빚고 있다. 더욱이 이를 시정토록 요구한 행정안전부의 조치까지 무시해 눈총을 사고 있다.
순창군과 의회는 도내에서 유일하게 지난달 의정비심의위원회를 통해 내년 의정비를 3020만원에서 3092만원으로 72만원(2.4%) 올렸다. 이 과정에서 의정비심의위는 지역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의정비 인상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1.5%로 찬성 38.5%보다 훨씬 높았는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2012년도 전국 지방의회 의원 의정비 결정과정의 법령준수 여부를 점검, 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의정비를 올린 순창군 등 전국 17개 자치단체에 재의(再議) 및 시정조치를 통보했다. 주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의정비 인상은 지방자치법 시행령의 규정을 어긴 것이기 때문에 심의위를 다시 열거나 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순창군은 “주민 여론조사와 의정비심의위를 거친 만큼 절차에 문제가 없고, 결정을 번복하기도 어렵다”면서 “주민여론조사 반영은 강제규정이 아닌 권고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순창군과 의회는 주민들의 삶과 순창군의 재정형편이 어떠한지를 먼저 살폈어야 했다. 순창군의 재정자립도는 2010년 기준 13.2%에 지나지 않는다. 자체 재원으로 공무원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할 형편이다. 또 내년도 가용예산이 200억 원에 불과해 모든 지출경비를 줄여야 할 처지다.
그런데도 의정비를 올려야 한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군민들은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한미FTA 등으로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은 것인가. 사실 무보수 명예직에서 2006년 7월 유급제로 바뀐 이후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오히려 정치판에 휩쓸리거나 인사권과 이권에 개입하고 관광성 외유로 의회무용론까지 나오는 판이다. 이는 순창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차제에 지방의원 의정비는 자치단체 재정자립도와 연동시키고 매년 심의할 게 아니라 4년에 한번씩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방의회는 누구보다 주민들의 고통을 헤아려야 할 곳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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