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춤 함께 어우러진 민중의 생동하는 삶 연출
이런 면에서 완주 신풍유적에서 정식 발굴조사를 통해 최초로 확인된 간두령은 학술적 가치는 매우 크다고 하였다. 특히 간두령 대부분이 국보를 비롯한 국가지정 문화재라는 점에서 정식 발굴조사를 통해 존재를 드러낸 이번 전주 출토품 역시 국보급 유물로 평가받았다.
간두령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막대기 끝에 끼우는 방울이다. 전체 모양이 총알처럼 생겼는데, 아랫부분에 둥근 테두리가 차양처럼 둘러졌고, 그 밑은 장대에 끼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몸체 끝 부분에는 길쭉한 투창이 뚫려 있으며, 그 안에 방울알이 들어 있어서 요령과 같은 용도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창촉 모양에 청동방울이 달린 간두령에는 정교한 무늬가 일정하게 새겨져 있다.
이런 종류의 방울은 청동 의기 중 악기의 하나로 무당이 의복에 부착하거나, 나무 자루에 끼워 사용하던 타악기로 추정되는 것이다.
간두령이 제작된 청동기 시대 농업 생산력 증대는 지배자의 권위와 직결되는 것이므로, 소국 형성단계에는 농경의례의 성행과 청동 의기의 제작이 증폭했다. 청동 의기는 종교적 의식 용구이지만, 종교의례를 주관하는 지배자의 권위를 상징하는 심벌이기도 했다. 정치적 지배자는 제천의식을 통해서 국가적 통합과 천신의 대리자 또는 천부신과 같은 권위를 획득했을 것이다. 제천의식은 국가적 사회 통합력의 강화와 농업생산력 증대라는 목적에서 국중대회 방식으로 치러지는 국가적 농경의례이다.
농경이 발달되고 생산력이 증대되면서 자연신을 숭배하는 종교적 제의도 연중행사로 자리잡고, 영고·동맹· 무천의 경우로 미루어 종교의식에 노래와 춤이 함께 아우러졌으리라 추측된다. 특히 삼한의 5월제와 10월제는 농경이 정착, 발달된 청동기시대에 이미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러한 제의에 일반인들은 노래와 춤을 추었고,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제사장이 사용한 음향도구는 간두령이었다.
청동방울인 간두령은 음양, 천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천지자연의 소리를 나타낸다. 천지자연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이 모두가 천지자연의 소리이다. 즉 백성은 이 제사장이 흔드는 천지소리인 간두령 울림에 의해 이목이 집중되고 춤추고 노래하고 명령에 따랐을 것이다. 제정일치시대에 간두령은 민중의 생동을 그려내는 음악성에 있어서 오늘날 타악기와 똑같은 모습을 연출했을 것이다. 간두령은 개별적인 서정의 노래보다는 집단적인 노래에 알맞다고 추론할 수 있다. 청동에서 울려 퍼지는 청아한 소리가 귀전에 시공을 초월해 맴돌고 있다.
전북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