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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는 지속성이 중요

교사가 본 NIE

28년 전 고등학교에 다닐 때 학교에서는 지속적으로 신문 기사와 사설을 복사하여 전교생에게 나눠주었다. 읽으라는 강요도 없었고, 숙제로 베껴오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을 읽으면서 세상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고3 때 KAL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폭발했던 날, 한 친구의 외침은 조용하던 아침 자율학습 시간을 흔들어 놓았다. 러시아 공군기의 미사일 발사로 269명 전원 사망한 참극에 대해 울분을 토했던 의기의 연설이었다. 우리는 그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쓸 데 없이 신문을 복사해 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늘날의 나를 키워낸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

 

신문은 사건 사고 외에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매체다. 학생들의 취미와 관심에 따라 원하는 분야의 기사와 자료를 스크랩하는 일은 NIE 교육의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자료가 준비되지 않으면 그 다음 활동을 진행할 수 없다. 요즘은 on-line에서의 스크랩이 효율적이다. e-NIE를 이용하면 손쉽게 원하는 신문의 기사를 모아둘 수 있다. 또 오래된 기사까지도 주제별로 검색하여 폭넓은 자료 확보가 가능해졌다.

 

이제 교사들은 자료가 너무 많아 고민이다. 그래서 가장 적합하고도 참신한 자료를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신문자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공 교과의 교육과정을 꿰고 있어야 한다. 그때그때 바뀌는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맞는 학습 자료의 선택이 중요하다. 교육과정을 분명하게 알고 있으면 신문이나 TV, 영화나 소설에서도 학습 자료를 뽑아내고 제작하는데 편리하다. 신문을 읽다보면 다양한 학습 자료들이 눈에 띈다. 그것이 어느 단원의 어떤 성취기준에 적합한 자료인지 구분하여 학습 진도에 맞추어 활용하면 좋다.

 

신문 활용 학습은 모아두는 일로 출발한다. 주변의 NIE 전문 교사들은 자료의 보물 창고나 다름이 없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여기지 못하고 이곳저곳에 모아 보관한다. 학년별로, 주제별로 파일을 마련하여 신문을 읽다가 괜찮은 자료가 나오면 곧바로 보관해야 한다. 신문의 속성은 하루만 지나면 금방 폐휴지 신세가 된다는 것이다. 컴퓨터의 폴더를 알기 쉬운 방법으로 정리하는 교사는 자료도 쉽게 찾는다. 신문 스크랩도 찾기 쉽게 알기 쉬운 방법으로 정리해야 나중에 꺼내 쓸 때 곤란을 겪지 않을 것이다.

 

초등학생은 놀이와 흥미 중심의 활동이 필요하다. 신문을 이용하여 퍼즐 게임을 만들거나 글자를 오려 문장을 구성하는 일, 짧은 내용의 기사를 읽고 느낌을 발표하거나, 사진을 결합하여 새로운 기사 내용을 만들고 이야기를 꾸미는 활동 등은 창의성을 기르는 데 좋은 방법이 된다.

 

중학생은 각 교과별로 필요한 자료의 수집과 기사 내용을 요약하고 정리하는 등의 훈련이 필요한 시기다. 글의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가는 연습은 곧 독해력과 사고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특히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진보와 보수의 신문을 병행하는 일도 유익한 일이다.

 

고등학생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스크랩과 자료의 정리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 스펙이 중요한 사회 분위기에 따라 지속적으로 정해진 진로 방향에 맞게 자료를 정리하고 자신의 생각을 그때그때 정리해 두어야 한다.

 

신문 스크랩이든, 신문 활용학습이든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단시일 내에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뱃살이 늘어나는 것 외에는 별로 없다. 끊임없이 전해지는 매일 매일의 정보가 유용한 자료가 되어 학습과 수업 연구에 진보를 보이고, 효과가 입증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 것보다, 지금 당장 신문을 들고 눈길 가는 부분을 읽기 시작하는 일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방극남(김제 금성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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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식 9pres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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