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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향해 걷는 동안 인간은 신을 닮아간다

소설가 이병천 '9만리' 펴내

'글판의 한량' 소설가 이병천(55)씨가 장편소설'90000리'(다산책방)을 들고 나타났다. 그가 산사를 떠돌며 글을 쓰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1년 전. 막걸리 마시느라 글 쓸 여력이 없을 것만 같았던 그가 또다시 새로운 장르의 소설을 내놨다.

 

'90000리'는 나라를 되찾기 위해 신을 찾아 떠난 동이족의 9만리 대서사시. 9만리는 당시 고조선을 쓰러뜨린 한(漢)의 수도 장안에서 베들레헴까지의 거리다.

 

'예수의 탄생을 경배하러 온 동방박사(동이족)들은 나라를 잃은 고조선의 유민이었다'는 가설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고조선이 멸망할 무렵 부흥운동을 했던 후손들을 등장인물로 설정,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이들의 순수한 열망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역사 속에서 번성했던 왕조나 세력이 멸망한 뒤 어떻게 됐을까, 과연 하늘의 뜻은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이 오랫동안 있었다"고 했다.

 

동이족의 목적은 신을 만나는 것, 동이족을 뒤쫓는 융커의 목적은 신을 죽이는 것이다. 작가는 서로를 향해 칼날을 벼리고, 때로는 동행을 선택하기도 하는 인물들이 9만리를 걷는 고행, 그 고통이 구원이라는 메시지도 전한다.

 

고고학적 단서와 실크로드 연구물, 고대 종교와 성경 지식 등을 씨줄과 날줄로 엮은 모험극이다. 9만리 걷는 동안 변화되는 인물들의 심리를 바탕으로 무협이나 판타지 등 장르적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 9만리 여정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놓았다.

 

전주 출생인 그는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한 그는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198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인상적인 첫 소설집 '사냥'에서부터 중편집 '모래내 모래톱', '마지막 조선검 은명기', '저기 저 까마귀떼' 등 작품마다 단단한 구성과 유연한 흐름을 통해 삶의 깊이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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