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이자 서양화가인 김한창씨(64)가 평소 관심을 두었던 몽골을 직접 경험한 후 느낀 소회다. 그의 몽골 탐험은 한국문화예술진흥위원회 지원으로 지난해 1월부터 7개월간 진행됐다.
문예진흥위에서 추진한 몽골문학 레지던스 프로그램중 소설분야에서 유일하게 선발된 김씨는 울란바트르 대학 연구교수로 학생들에게 한국문학을 강의했다. 그가 관심을 갖고 구상했던 '암각화' 소재의 소설작업을 위한 탐사활동 또한 중요한 숙제였다.
"대학에 한국학과가 설치돼 있어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큰 불편은 없었지만, 영하 45도에 이르는 혹한과 불편한 교통 속에서 암각화 탐사작업이 녹록치 않았습니다."
그는 몽골 활동중 마지막 탐사지인 고비사막의 구르반사이항에서의 1주일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시내에서 오후 4시발 버스를 타고 다음날 오전 8시에 목적지 인근에 내린 후 다시 20㎞ 이상 도보와 말을 타야 하는 긴 고난의 여정이었다. 말 그대로 단마필기로 나선 까닭에 샘물을 찾기 위해 유목민이 떠난 목축지 부근을 뒤지고, 고인물이 있을 법한 곳을 찾아 헤매면서 죽음을 떠올릴 정도의 순간들을 경험했단다.
그의 이같은 '무모한'도전은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한 가정의 가계도를 추적하면서 꼭 확인하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해서다. 13세기 조상이 돌 그림(암각화)을 새겼다는 한 가계의 전설의 원초지가 그곳 어디의 동굴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설 속에 전해지는 동굴 암각화는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생사를 넘나드는 구르반사이항의 탐험이 그가 구상한 소설의 무대에 현장감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작가는 이를 바탕으로 '솔롱고'(무지개) 집필에 들어가 탈고를 눈앞에 두고 있단다. 올 상반기 중 장편소설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는 소설의 무대를 답사여행하면서 부수적으로 몽골의 풍습과 풍경을 스케치로 담아왔다. 그가 현장을 누비며 바라본 유목민의 다양한 모습과 생활풍습 등을 31일부터 전주 교동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작품전에서 만날 수 있다.
몽골 울란바트르 대학 객원교수로 위촉된 작가는 몽골의 무당문화를 살펴보기 위해 올 다시 몽고를 탐방할 계획이라고 했다. 몽골의 작가들과 전북의 작가들간 교류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도 하고 싶단다. 임실과 전주에 작업실을 두고 있는 작가는 10회에 걸친 개인전과 '핑갈의 동굴' 등 2편의 소설집을 냈다.
△김한창 몽골스케치전=31일부터 2월5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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