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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불로 지지고 도둑질시켜" 범죄자 만든 학교폭력

절도혐의 피해자 부모, 경찰에 전면 재조사 요구

"아들이 자주 옷에 피를 묻힌채 집에 들어왔고, 어느 순간 아들 몸에 담뱃불로 지진 흔적을 발견했죠."

 

학교 일진에게 상습 폭행을 당해오다 이들에 의해 범죄 현장으로 내몰린 한 중학생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군산 K중학교 3년생인 A군(15)은 지난해 3월 3학년 1반으로 반을 배정 받았다. 그 반에는 속칭 주먹이 가장 세다고 불리는 '짱' B군이 있었다.

 

학기초 B군과 어울리던 A군은 B군이 학교 짱인 사실을 알게 됐고 B군의 험한 말투와 행동이 무서워 B군의 전화를 피했다. 하지만 B군은 '자신을 왜 피하냐'며 A군을 주먹과 발로 차고 넘어진 A군을 짓밟고 온갖 욕을 퍼부었다.

 

이후 B군의 협박과 폭행은 강도가 높아진 채 9월까지 지속됐고 A군에게 있어 B군은 '공포' 그 자체였다는 게 관련 조사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A군의 부모는 집까지 찾아온 학교 짱 B군 등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협박을 들었고 학교측에 A군의 학교폭력 가능성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26일 오전 10시30분께 A군은 또 다른 친구와 함께 군산 소재 한 편의점에서 담배 2갑을 훔친 혐의(특수 절도)로 입건돼 법원 소년전담재판부로부터 보호처분 1호 결정을 받았다.

 

사건은 단순하게 A군이 담배를 훔친 것으로 끝나는 듯 했으나 A군이 보호관찰사로부터 지도를 받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시켜 담배를 훔쳤다는 증언을 확보한다. 처음 B군의 노출을 극도로 꺼려하던 A군은 미약하지만 B군이 '담배를 훔쳐오라'고 시켜 어쩔 수 없이 훔쳤고 훔치는 과정에서도 자신은 그냥 서있기만 했다고 말한다.

 

이후 학교 측의 자체 조사가 시작됐고 해당 학교 교장은 A군이 학교폭력에 의한 피해자로 결론짓고 법원에 탄원서를 내기에 이르렀다. 탄원서에는 A군이 B군의 정신적, 신체적인 폭행이 두려워 자신 스스로 담배를 훔치러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A군은 학교폭력의 피해자로 사건 당시 B군과 동행할 때 심리적으로 상당히 억압된 것으로 보이는 등 학교폭력 피해자가 사회에서 다시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선처해 달라고 기재됐다.

 

이와 관련 A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강요에 의해 범행에 가담하게 된 피해자라며 절도 사건에 대해 재조사를 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미 조사가 끝난 사건이라며 재조사 불가 방침을 내렸다.

 

어머니 C씨는 "아들은 지금도 B군 등의 보복이 두려워 사실을 밟히기를 기피하고 있다"며 "학교폭력에 대해 고소를 하게 되면 아들이 더 큰 피해를 받지 않을까 두려워 고소라는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C씨는 이어 "아들이 담배를 훔친 게 아니라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는 상태에서 저지른 일로 전면적인 재조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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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모 kangm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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