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이 최대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학교폭력은 비단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관련 당국에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요즘의 학교폭력은 언론에 보도 되는 것 보다 훨씬 심각하다. 각 학교의 일진들이 조직폭력배들과 연결돼 있어 그 폐해가 도를 넘었다. 유명 브랜드 옷을 뺏는 것은 물론 금품갈취 빵셔틀 등을 일삼기 때문이다.
지금 학교폭력에 대해 대통령부터 관심을 갖고 나서자 범정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그간 비일비재했지만 그나마 정부가 관심을 갖고 나선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최근 내놓은 대책으로는 중학교의 체육시간을 늘리는 것이었다. 이것도 한 방안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전에 철저한 준비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져 일선 학교마다 혼란을 겪고 있다. 중학교 체육시간을 늘릴 경우 다른 과목 시간을 줄여야 할 뿐더러 체육강사 등을 일시에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탁상에서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관료들의 옹졸한 처방 갖고는 안된다. 이런 땜질식 처방으로는 학교폭력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 학교폭력은 입시위주의 성적지상주의가 빚어낸 역기능이다. 여기에다 산업화의 한 병리현상이기도 하다.
이 같은 총체적 병리현상 극복 방안으로 중학생 체육시간 확대를 내놓은 것은 졸속정책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일선 학교의 사정을 너무도 모르고 있다. 체육시간 확대는 필요하지만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교실에 갇혀서 혹사당하고 있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축구 등 운동을 하고 싶어도 국 영 수 위주의 학력 신장에 얽매여 체육시간 때 못하고 있다.
아무튼 학교폭력 근절 방안은 학교가 중심이 되고 경찰과 사회 등 관련 기관이 적극 협조해야 가능하다. 경찰이 학교까지 마구잡이식으로 들락거리며 단속하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도내 208개 중학교의 체육시간을 한두시간 늘리려고 29억원을 지원키로 한 것은 더 고민할 사안이다. 음악이나 미술 수업시간을 줄여서 체육시간 늘리는 것을 쉽게 생각해선 안된다. 교육은 교사들에게 맡겨서 해결토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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