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 문예진흥기금을 심사할 심사위원이 과연 적정하게 구성됐는지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도는 최근 각 분야별 전문가 11명으로 '기금지원심의위원회'를 구성, 문예진흥기금 심사 방향과 예산 규모 등을 검토한 뒤 그제 이들을 본심 심사위원에 위촉해 사업의 적정성과 예산규모 등을 재검토했다.
전북도는 외부 심사위원 4명을 참여시키는 등 공정성을 확보하려 노력했다고 밝혔지만, 문제는 전북예총 산하 일부 협회장들이 문예진흥기금 본 심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용과 연극 부문 심의위원 중 전북무용협회와 연극협회 대표가 각각 심사위원에 위촉됐고 국악 부문도 기금 신청서를 제출한 당사자가 위촉됐다.
심사 대상 기관의 장이 자신의 업무를 심사하는 꼴이다. 오얏나무 아래에서 일부러 갓끈을 매고 앉아 있는 형국이다. 오해 살 일을 자처하고 있는 전북도의 두둑한 배짱이 부럽다.
이런 구조에서는 자신의 협회 사업 챙기기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영향력을 행사할 소지가 있다는 일부 우려는 너무 당연하다. 관련 당사자들이 아무리 공정하게 심사한다 하더라도 심사의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오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전북도가 이런 무대포 인선을 하게 된 이유는 문예진흥기금 심사위원의 자격 요건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한두해 심사한 것도 아닌데 자격요건 하나 만들지 않았다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대학교나 해당 협회의 추천을 받아 심사위원을 구성하고 있으니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이거야말로 주먹구구식이다.
문예진흥기금을 나눠주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각 분야에서 10년 이상 종사하거나 활동한 경력을 갖춘 이들로 자격요건을 제시하고 있다. 또 소리 경창이나 전통예술 경연 때에도 참가자의 스승이나 8촌 이내 친인척 등 관련 인사는 심사위원에 참여시키지 않는 이른바 '심사회피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문예진흥기금은 20억 규모다. 심사 대상도 1000여건에 이른다.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심사의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의위원에 하자가 있다면 공정하게 심사를 하더라도 이해 당사자들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문제가 될 인사는 심의위원에 위촉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전북도는 차제에 임의성이 배제되도록 자격조건을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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