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원, 여학생·타지학생 날로 급증…공보의·인턴 부족,농어촌 '진료 공백'
수도권과 지방간의 의료체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응급의료기관이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역의료체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이하 공보의) 수가 줄면서 농어촌지역의 의료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는 등 지역응급의료체계의 부실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4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응급의료기관은 20곳으로, 이중 응급의료센터를 제외한 민간병원인 지역응급의료기관은 70% 이상이 응급의학 전문의·전공의가 없어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의료원과 같은 지역응급의료센터도 갈수록 관련 인력이 줄면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은 그동안 인건비가 비교적 저렴한 공보의나 인턴으로 인력을 보충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여학생과 타지학생 비율이 높고 남학생도 대부분 군필자여서 공보의와 지역병원의 인턴 인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 전북대 의전원 졸업생인 A씨(31)는 "동기 100여명 중 군 미필자가 예닐곱 명인데 올해 공보의는 1명만 지원했다. 전북대병원 인턴도 50명 정원 중 41명만 지원해 9명이 미달했다. 의전원의 40% 이상이 타지 학생이라 대부분 수도권 병원에서 인턴을 한다"고 말했다.
도내 신규 공중보건의는 지난 2008년(202명) 이후 감소추세로 2009년 174명, 2010년 130명, 2011년 144명이었다. 그러나 현재 전국 4550명의 공보의 가운데 1700명이 올해 복무 만기지만 충원될 인원은 1300명에 불과, 400명이 줄어 들면서 농어촌지역의 의료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전북대병원의 인턴도 의전원 전환 이후 매년 정원이 미달되면서 지역의료원은 응급실에 인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응급의료기관 지정제도로 병원간 응급의학 전문의·전공의를 빼가는 현상이 더해지면서 인력부족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남원의료원의 경우, 2010년 3명이던 응급의학 전문의는 현재 2명으로 가정의학과 의사를 투입해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남원의료원 관계자는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전문의 2명을 포함해 상시인력 4명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에는 그나마 인턴 2명이 있어 가능했는데 전북대병원도 인턴이 모자라 올해는 아직 신규를 받지 못했다. 당장은 인력 수급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공보의는 보건지소에 우선 배정하는 만큼 인원이 부족하면 건강관리협회, 의료원, 응급의료정보센터 등 다른 기관에 배치하는 인원을 조정할 것"이라면서 "이번달 말 보건복지부에서 도내 배치 인원을 결정할 예정이지만, 의전원의 의대 전환이 끝난 뒤 본과 졸업생이 배출될 때까지 이같은 상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0년 지역별 의료이용통계'에 따르면 도내 군단위 주민의 관내 진료는 진안 40.1%, 장수 43.2%, 무주 46.9% 등 40%대에 머무르며 지역의료체계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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