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엔시스, 디지털 전시관 '끌림'동문거리에 19일 오픈…문화콘텐츠 원형 복원서 벗어나 역사·문화·전주 캐릭터 등 체험…공간 비좁아 포토존 빠져 아쉬움
# 1. 한 포졸이 경기전 입구에 등장한다. 포졸은 경기전을 따라 들어간다. 수문장 교대식을 하는 두 사내가 서 있다. 정전으로 들어가니, 태조 이성계가 앉아 있다. 포졸이 태조의 용안을 보고도 인사가 없자 "어험!"하는 헛기침 소리가 들린다.
# 2. 포졸은 경기전을 돌아나와 공예품전시관으로 향한다. 장구와 북을 치면서 소리를 즐기는 풍물패를 만났다. 우석대 한방문화센터로 방향을 틀었다. 센터에 들어서니, 비보이가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공중에 물음표가 찍힌 노란 상자가 보인다. 상자 밑으로 가서 살짝 뛰었다. 상자는 사라지고, 경품을 받았다는 메시지가 뜬다.
이는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입체 영상물로 제작해온 (유)모던엔시스(대표 원종규·전주정보영상진흥원 내 문화산업지원센터 위치)가 개발한 3D 한옥마을 가상여행이다. 컴퓨터 화면을 통해 한 눈에 한옥마을을 돌아볼 수 있도록 개발한 프로그램. 모던엔시스가 지난 6년 간 10억을 투자해 제작해온 전주부성, 한옥·한지·춤·풍물 관련 콘텐츠가 집약 돼 있다. 원종규 대표(39)는 19일 전주 동문거리에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디지털로 만나보는 유료 디지털 한옥마을 전시관'끌림'(전주 경원동 옛 풍전콩나물국밥 건물 2층)을 연다.
원 대표가 그간의 노하우를 집적시킨 디지털 전시관'끌림' 개관을 감행한 것은 지역의 문화정책이 '엇박자'로 가고 있다는 진단에서 비롯됐다. 문화산업이 원형 복원에서 응용 콘텐츠 개발로 전환되고 있으나, 지역에서는 여기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서다.
최근 전주 한옥마을 일대 문화시설이 각종 체험과 문화상품 개발을 하고 있으나,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 확대·재생산되는 파급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도 한 몫 했다. 원 대표는 지자체가 내놓은 문화상품의 실패 이유로 "이야기를 토대로 문화상품을 내놓는 게 아니라, 문화상품을 만든 뒤 이야기를 입히는 방식"에서 찾았다.
'끌림'은 1320㎡에 역사관(후백제·조선·근대), 문화관(한지·춤·소리), 캐릭터관 등으로 구성된다. 핵심 콘텐츠는 역사관에 있는 한옥마을 가상여행을 내세운다.
문화관에서는 전통가옥의 구조의 특징, 더 구체적으로 처마를 높이기 위한 한옥 고유의 건축 양식'공포'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까지 곁들인 자료 등을 내놓아 교육적 효과를 높였다. 관람자가 장구·소고·북 등 원하는 악기를 선택하면 몸짓을 인식해 연주할 수 있도록 한 국악 공연장 게임도 준비됐다.
모던엔시스가 43종 우리나라 전통악기 3D 자료·음원을 보유해온 덕분에 악기에 관한 설명, 명칭, 사용법에 관한 설명이 가능해진 것. 전라도 풍물의 유래를 익히면서 상모·소고 돌리기 등을 체험할 수도 있게 됐다.
캐릭터관에서는 전주비빔밥 캐릭터'비빔미', 콩나물 캐릭터'콩돌이',전주 부채에 관한 캐릭터 '태극선''합죽선'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아쉬운 대목도 있다. 장소가 좁아 관람객들이 이 같은 디지털 체험을 즐기고 사진으로 담는 포토존 등이 빠져 체험료를 3000원에서 2000원으로 낮췄다.
원 대표는 "'끌림'이 올해 전북 관광의 해를 맞아 온 가족이 즐기는 체험형 콘텐츠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면서 "전통이 현대와 만나는 색다른 체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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