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일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남으로 일괄 이전된지 꼭 1년이 지났으나 후속대책은 미진하기 짝이 없다. 세월이 가면 잊힐거라 생각하는지 정부가 성의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LH 문제는 전북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다. 전북도를 비롯 국회의원과 도의회 등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발벗고 나섰고, 삭발과 궐기대회 서명운동 등 총력을 다했으나 정부의 약속 불이행을 돌이켜 세우진 못했다. 대다수 도민들은 허탈과 무력감에 빠졌다. 우리의 힘이 얼마나 미약하고 정권의 벽을 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했다.
이후 전북도가 요구한 5대 후속대책 역시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동반 이전은 처음부터 정부의 완강한 거부로 물 건너 갔다.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 계획도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창단 논의를 유보함에 따라 예상치 못한 걸림돌에 막혀 있다. 새만금 특별회계 설치와 국가산업단지 조성안에 대해서만 용역을 추진하고 있을 뿐이다.
이와 함께 전북혁신도시 내 옛 LH 잔여부지(9만8600㎡) 활용 방안도 풀어야 할 과제다. 전북도가 지난해 혁신도시 잔여부지 활용방안으로 정부에 제안했던 컨벤션센터·호텔 및 야구장 건립 계획은 우여곡절 끝에 전주시가 별도의 부지에 재정사업과 민간투자사업을 통해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앞으로 새만금개발청과 특별회계는 새로 개원하는 19대 국회에서 여야의 협조를 얻어 특별법 개정을 통해 실현시켜야 할 첫번째 현안이다. 그리고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이전은 너무 일찍 포기한 감이 없지 않다. 어찌보면 처음부터 5가지를 요구할 게 아니라 기금운용본부 1개를 가져오는 데 집중했어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정부가 신뢰를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분산배치 원칙을 믿고 따라 준 전북도민들의 가슴에 못을 박은데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 설령 정권이 바뀐다해도 정부는 일관성과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의 말을 어느 누가 믿고 따르겠는가. LH 문제를 정부 불신의 선례로 남기지 않아야 할 것이다.
전북도와 새로 뽑힌 국회의원들은 치밀한 논리와 열정으로 정부를 설득해 LH 후속대책을 현실화시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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