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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시의원 사과를 바라보며

엄철호 익산본부장

지난 2010년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조그비는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보다 사과 (I am sorry)를 훨씬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이색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실수로부터 뭔가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사과는 자신의 경력에 결점을 남기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사과를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 잘못을 시인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존중의 표현으로 사과는 자신감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임이 분명하다. 아울러 몇년전 '환상의 커플'이란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된 적이 있다.

 

높은 시청율을 자랑했던 이 드라마의 주된 스토리는 거만하고 이기적인 주인공 여성이 기억상실증에 걸려 우연히 한 남자와 같이 생활을 하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그 남자의 모습에 감동하여 환골탈태해 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특히 주인공이 기억상실증에 걸리기 전에 알았던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말하며 자신을 내려놓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우리는 이 드라마에서 타인에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그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것이야 말로 사회와의 교감의 시작이며 인간이 더 인간다워질수 있는 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됐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나약함의 인정 또는 패배의 시인으로 생각하는것 같다.

 

사과를 하였을 때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 것이 두려워 남의 탓을 하며 최대한 자신을 향하는 비난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시드니 해리스는 '승자는 어린이에게도 사과할 줄 알지만 패자는 노인에게도 고개 숙이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진실한 사과는 오히려 비난을 감쇄시킬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왜 돌이킬 수 없는 상황 다음에서야 그 깨달음을 알게되는지 우리네 삶이 정말로 아이러니다.

 

지난 11일 익산시의회 김연식 의원이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시청 공무원 폭언 사태와 관련해 머리를 숙였다.

 

그는 잘잘못을 떠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것은 자신의 부도덕한 소치 때문이다며 진심어린 사과의 말을 전했다. 덧붙여 그는 "이번 일로 공무원과 익산시청공무원노동조합, 시의회의 관계가 불편해지지 않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던졌다.

 

다소 뒤늦은 감이 있다고 일각에서는 지적하고 있지만 일단은 진정어린 사과로 받아들여 진다.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분명 이날의 공식적인 사과의 자리에 서기까지 내심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자존심을 잠시 뒤로 미룬채 이날의 해결책을 선택했다.

 

진심을 엿볼수 있었다.

 

공인으로서 나름대로 혹독한 댓가를 치른 그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하나의 교훈을 얻었다.

 

바로 정제된 사고와 언행이다.

 

옛부터 말은 내면의 거울이요, 인품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다. 그 사람의 언품이 곧 인품이라는 말이다. 품격의 품(品)은 사람의 입에서 나온다. 입 구(口)가 세 개 모여 품(品)이 되듯 좋게 말하는 성품이 쌓이고 쌓여야 품격을 갖출 수 있다.

 

성경 잠언에도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으니 혀를 잘 쓰는 사람은 그 열매를 먹는다'는 말이 나온다.

 

따뜻한 말은 사용하고 가시 돋친 말은 마음을 상하게 하니 쓰지 말 것을 권하는 귀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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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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