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血稅를 쌈짓돈처럼 쓰는 남원시의회

남원시의회가 시청예산으로 의원 운동복을 단체로 구입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방예산을 의원 쌈짓돈으로 취급한 것이다. 가뜩이나 재정 자립도가 낮아 허리띠를 졸라매도 시원찮은 판국에 지방정가의 탐욕과 몰염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혈세를 헛되게 쓴다는 여론 질책에 앞서 철면피(鐵面皮)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시의회는 지난 17일 남원 춘향골체육관에서 열린 '전북 시·군의회 체육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운동복 구입비로 1인당 30만원씩 총1380만원의 예산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의원 16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30명 등 46명이 행사장에 입고 갈 점퍼와 바지를 등산복 전문매장에서 시민의 뜻은 개의치 않고 챙긴 것이다. 시민이 위임한 권한을 남용하는 행태를 보이는 데 말문이 막힐 뿐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의원과 사무국 직원의 운동복 구입비를 시청예산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시민들은 그런 사실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혈세 낭비가 가관이기 때문이다. 지방의회야말로 지방자치의 근간임을 감안할 때 지방의원의 도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볼썽사나운 파열음이 나고 있는 것이다.

 

지방의회는 시정이 제대로 굴러가는지 살펴야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또 주민들이 낸 세금이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사용되는지도 감시해야 한다. 그래서 지방의원은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대한 제·개정 권한과 행정사무 감사·예산심의 의결권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남원시의원들은 과연 그런 권한에 부응할 만한 도덕적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내 지방의회 의원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귀감이 될 만한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감사원 등 관계당국은 탈법과 편법을 자행하는 지방의원들에 대한 감시·감독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철저한 감사를 통해 잘못된 비용은 모수 환수해야 한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심각한 재정난으로 복지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저소득층을 위한 대책도 마음먹은 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앞장 서 예산을 낭비하고 있으니 시민들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방의회의 본령인 주민봉사와 지자체의 감시·견제는 소홀히 한 채 잿밥 챙기는 지방의회의 고질병을 시민이 어떻게 공감하겠는가. 시민들이 눈을 더욱 부릅뜨고 감시해야 그릇된 병폐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 예산도 방만하게 짜여 있는 것은 아닌지 정밀하게 검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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