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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들인 '경찰장' 견장 8개월만에 떼내

내부 반발 커져 '자긍심 고취' 무색 / "현장 의견 무시…전형적 탁상행정"

경찰이 지난해 11월 시행한 '경찰장' 부착 제도가 시행 8개월 만에 폐지돼 경찰 조직 내부에서 예산낭비와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찰장' 부착 제도 도입 전 내부적으로 반발 여론이 이는 등 논란이 계속됐지만 경찰은 현장 경찰관들의 의견과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4억원이라는 예산을 들여 도입했기 때문이다.

 

24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장' 부착 제도를 다음달 1일부터 종래의 계급장 부착으로 환원한다.

 

당초 경찰은 계급과 지위를 중시하는 조직 문화를 일과 업무 중심으로 바꾸고 하위직 현장 경찰관이 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찰장'을 도입·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하위직 경찰의 반발로 원상복귀 되는 것이다.

 

'경찰장' 부착 제도는 경위 이하 경찰관들에게 계급장이 아닌 경찰을 상징하는 참수리 표장을 어깨에 다는 제도로, 조현오 경찰청장 재직 시절인 지난해 1월 3개 경찰서에서 시범운영을 시작, 단계적으로 확대한 뒤 같은 해 11월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됐다.

 

이 제도는 도입 전부터 경찰 내부에서 찬·반이 엇갈리는 등 잡음이 일었으며 '경찰장' 도입 이후에도 논란은 지속돼왔다. 경찰은 제도 도입 전 내부 설문조사 결과 반대의견이 40%에 달했지만 제도 추진을 강행했으며, 지난 1월과 5월 내부 설문조사에서도 반대가 각각 55%, 73%로 상승해 자긍심을 높인다는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한 경찰관은 "도입 전부터 반발이 거셌지만 이 제도를 전국적으로 시행했고, 결국 8개월 만에 원래의 계급장으로 환원하기로 했다"며 "이는 현장 경찰관들의 의견과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경찰관은 "'경찰장'을 도입하는 데에만 4억원의 예산이 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수뇌부가 바뀔 때마다 사라지는 제도로 인해 낭비되는 예산만 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경찰은 일선 경찰관들에게 분배한 '경찰장'을 회수, 신임경찰관 교육생용 견장으로 보급해 예산낭비 요인을 없앤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반대 의견을 무릅쓰고 제도를 시행하면서 생긴 혼란과 예산낭비 등에 대한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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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mkjw96@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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