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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 완화, 무엇을 위한 건가

정부와 일부 정치권이 또다시 수도권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갈등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엊그제 경기지역 국회의원 10명이 수도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수도권 계획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수도권 과밀 억제를 위한 현행 관련 법규를 폐지하고 대신 수도권을 종합적이고 계획적으로 개발·관리할 수 있는 대체 법률을 제정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업무시설 등 인구집중 유발시설이나 공장, 학교 등 총량 규제의 개념을 삭제하고 수도권 기업 입지 규제와 개발사업 규모 제한 등 27개 조항을 폐지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앞서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말 인구 및 산업 집중 규제가 골자인 '수도권 정비계획법 시행령'을 손질하기로 하고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수도권 규제 완화의 움직임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시행령 개정안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과 성장관리권역에 있는 대학교를 경기도 지역 자연보전권역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내용을 바꿔 담았다. 규제가 필요한 자연보전권역을 풀어 4년제 대학과 교육대학, 산업대학들이 옮겨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겠다는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도 시행규칙은 여러 번 바꿨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자치단체와 국회의원들은 수도권에 기업이 더 많이 들어서면서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한다. 나아가 현 정부가 수도권 중심, 지방홀대 사고를 갖고 있는 또 하나의 방증으로 지켜보고 있다. 법률 대체와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얼마나 많은 기업과 대학교, 투자가 유입될 지 현재로서 명약관화(明若觀火)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의 주장대로 5700여개의 기업이 들어가고 2조여원의 투자가 유입될 수도 있다. 지역은 그만큼 지역경제 타격과 지방대학의 존립 위협, 지역 인구유출의 태풍을 맞아 박탈감이 심해질 것이다.

 

수도권 규제는 과도한 집중을 막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촉진하려는 정책목적이 대표적이다. 전 국토의 12%에 불과한 면적에 전체 인구와 경제력 절반가량이 몰린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은 이해하기 힘들다. 수도권 규제가 특정 정권 차원을 넘어 수십년간 국민적 합의의 토대 위에 정책방향으로 유지돼 온 이유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화합을 이끌기는커녕 '수도권-지방' 편가르기를 책동한다면 안 될 일이다. 수도권이 기업이나 학교 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면 지방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 지방은 더이상 수도권의 변방이 아니다. 텅텅 비어가는 지방과의 합리적인 상생(相生) 협력방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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