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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빨리 떨어진다 했더니…" 주유기 조작 정량미달 판매

불법 기판 설치 업주·프로그래머 등 15명 입건 / 5개월간 도내 운전자 1만2000명 금전적 피해

주유기에 정량보다 모자라게 주유되도록 불법 기판을 설치하고 휘발유 등을 판매해 온 주유소 대표와 기판 프로그램 제작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단속에 대비해 일정한 양까지는 정상적으로 주유가 되도록 하고, 단속 시에는 리모컨을 이용해 정상 작동되도록 하는 수법으로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5개월간 1만2000여명에 달하는 도내 운전자들이 자신들이 지불한 기름 값보다 적은 양의 기름을 주유 받은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주행 거리가 감소하는 손해를 입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9일 주유기 내 정상기판을 정량보다 평균 4% 정도 모자라게 주유되도록 하는 감량기판으로 제작·변조·유통시킨 불법 기판 프로그래머 김모씨(53)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김씨로부터 불법 기판을 구입, 자신이 운영하는 주유소 주유기에 설치해 수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장모씨(44) 등 주유소 대표 1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주유소 대표들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프로그래머 김씨에게 1개당 300~400만원을 주고 불법 기판을 구입해 주유기에 설치, 모두 4억원(전주·완주지역 주유소 5곳에서 확인된 부당이득액)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프로그래머 김씨는 불법 기판을 대량생산해 서울과 경기, 충남, 충북, 대구 등 전국 주유소 20여곳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9일 주유소 주유기의 전자장치를 조작해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김모씨 등 13명을 검거하고 증거물을 공개하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조사 결과 이들은 소비자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평균 4% 정도 적게 주유되도록 프로그램을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석유관리원의 주유량 측정 장비가 20ℓ, 50ℓ, 100ℓ라는 점을 미리 알고 불시 단속에 대비해 20ℓ이하와 50ℓ, 100ℓ를 주유할 때는 정량이 나오도록 하는 등 치밀하게 불법 기판을 프로그래밍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대형 화물차 운전자들은 일정한 ℓ씩 주유를 하고 주행거리 등을 기록한다는 사실을 알고 정상적으로 주유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단속된 주유소에 대해 각 자치단체에 사업정지나 과징금 등의 행정처분을 부과하도록 통보하고 불법 기판을 구매한 주유소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주유소 중 전주와 완주지역 주유소 5곳의 부당이득액만 4억원으로, 나머지 주유소까지 합하면 부당이득액만 1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법 기판을 구매한 주유소에 대한 수사를 벌이는 한편 석유관리원과 합동으로 불법 기판 유통 경로 등을 추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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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mkjw96@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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