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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기사

학생을 위한 교육정책의 실현

이규완 전주 덕진중 교장

 
근래 한국교육에 대하여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교육이 잘못되고 있으며, 더 나은 교육제도라는 명분으로 우리의 현실과 여건 등의 검증 없이 외국의 교육정책들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필자는 최근 선진교육을 체험할 기회가 있어 비록 짧은 일정이었으나 핀란드를 다녀왔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가장 좋은 교육제도는 자기 나라의 여건과 현실을 바탕으로 교육의 힘을 극대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핀란드 역시 그 나라의 현실과 상황에 적합한 교육정책을 시도하고 있었으며, 우리와는 차이가 있었다. 핀란드에서 학교는 학생들에 의해서 그리고 학생들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함을 당연시하고 있었다. 특히 학교교육과 관련된 사업은 학교와 지역교육지원청, 지방자치단체가 다른 사업보다 우선적으로 협력하여 예산을 편성하고 학교장이 집행하고 있다는 그곳 교장선생의 말씀은 인상적이었다.

 

한마디로 학생의 자유로운 선택과 자발적인 참여 그리고 권리가 존중되는 학교교육이 핀란드가 지향하는 교육혁명이며, 자율적인 학교 운영과 협력적 신뢰를 바탕으로 교육의 전문성과 학교교육의 책무성을 강조하는 노력을 펼치는 것이 핀란드 교육의 핵심이었다.

 

우리는 어떠한가? 학교 사업은 학교만의 불요불급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여기고 지방자치단체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업으로 생각하며, 지역교육지원청은 단지 학교 업무로만 사업을 추진토록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백년지계의 최전선에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학교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학교교육의 책무성과 생산성은 강조하면서도 단위학교가 안고 있는 많은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한 현실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경우, 학교 진입로가 자연발생적인 도로로 폭이 협소하고 곡선이 많아 등·하굣길에 항상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가장 안전지대여야 할 학생들의 등·하굣길이 아무런 대책 없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현상을 과연 핀란드라면 상상할 수 있겠는가? 학교에서는 열악한 진입로 환경을 해결하려 지역교육지원청, 지방자치단체를 수년 동안 방문하여 호소하였으나 예산이 부족하다는 답변만 반복되고 있다. 핀란드에서도 과연 그럴까 생각하면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중학교 무시험 배정의 경우를 보자. 중학교는 학생과 학부모가 지원하는 학교에 배정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주시 37개 중학교는 4개 학교군으로 분리되어 학교군 내에서만 지원이 가능하다. 이는 학생이 원하는 근거리 학교 지원 원칙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학교군을 경계로 공동주택단지가 개발된 지역의 학교군은 학생 수가 증가하여 과밀학급이 되기 십상이나, 구도심이나 단독주거지역이 위치하고 있는 학교군에서는 반대로 공동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학교군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몇몇 학교는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나, 학교군에 묶여 지원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우리 학생들의 입장에서 학생을 위하는 정책으로 우리의 현실과 여건을 고려한 교육정책 실현의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초등학교와 같이 학교군을 폐지하는 방법이나 굳이 학교군이 필요하다면 학군 경계에 위치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공동학교군으로 지정하여 학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방법으로 개선하는 것도 고려해 보면 어떨까?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한 교육정책을 위해서라면 일회성, 전시성에 그치지 않는 실질적이며 교육주체들의 여론을 폭넓게 고려하는 교육정책이기를 기대해 본다.

 

※이 교장은 농학박사 학위 취득 후 광주광역시청 도시조경 전임연구원, 호남대 공대 조경학과 겸임조교수, 고창 영선고 교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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