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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예절과 가정교육

이규완 전주 덕진중 교장

 
며칠 전 가까운 지인들과 대학시절 자주 들렀던 맥주집에 갔을 때의 일이다. 가운데 넓은 자리에 앉고 싶었으나 주인은 가장자리 창가 쪽의 좌석을 권하기에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우린 대학시절의 즐거웠던 추억담에 빠졌다.

 

그때 조금 멀리 떨어진 쪽에서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들이 술에 취해 큰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모처럼 옛일을 회상하며 정담을 나누는 자리를 기대했지만, 도대체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눈치에도 아랑곳없는 젊은 세태의 풍속을 인내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주인에게 정숙할 수 있도록 부탁했지만 소용없다는 듯이 오히려 우리 쪽에 양해를 구하면서 이곳을 찾는 요즘 학생들의 자기중심적인 행동이 비단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라고 한다.

 

이렇듯 언제부턴지 우리는 상대에 대한 배려는 없고, 나만을 위하며 나의 뜻대로 생활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지난날 우리네 기본적인 생활태도는 가정에서 부모님과 형제들이 함께 공동체적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레 몸에 익혔다.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웃어른에 대한 존경심과 기본적인 생활예절을 배웠으며, 형제들 간의 우애와 갈등 해소를 통하여 집단사회에 대한 구성원으로의 역할도 배워왔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부모는 무조건 내 자식만이 최고이며 가장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 일이다. 학교생활에 문제가 심각한 한 학생의 부모님을 담임선생님이 불러 학생 생활태도의 잘못을 지적하니, 부모는 우리 아이는 절대 그런 학생이 아니며, 주변 친구 탓으로만 모든 것을 돌리는게 아닌가.

 

오늘의 부모들은 선생님의 말씀보다도 먼저 내 자녀를 감싸고 내 자녀의 잘못을 훈육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잘못으로 돌리는 배타적인 부모들의 가정교육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과연 이런 부모의 가정교육으로 성장한 자녀가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과 남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을 것인가?

 

예전에 부모님이 들려주신 이야기가 아직도 귓전에 생생하다. '어떤 부모가 자녀를 귀하게 여긴 나머지 자녀의 밥상에는 항상 맛있고 먹기 좋은 살이 두툼한 쪽 생선을 주고 어머니는 먹기 사나운 머리와 꼬리부분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했더니, 훗날 이 자녀가 성장하여 모친 생신날 생선 머리와 꼬리 부분만을 준비하여 어머니를 모셨다는 이야기'이다.

 

자녀의 기본적인 예절과 소양은 대부분 가정에서 배워지고 길러지는 법이다. 그런 이유로 옛날 성현은 인간의 기본적인 자질과 인간적 품성의 모태를 가정에서 찾았으며, 또한 사람의 기본적인 도리를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을 존경할 줄 아는 사람으로서 웃어른께 거스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좀처럼 없다. 웃어른께 거스르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사회 질서를 어지럽게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예부터 군자(君子)는 반드시 기본예절에 힘쓰며, 어떤 일이든 기본이 뚜렷이 선다면 사람으로서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이 저절로 열린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도 나 자신만을 생각하며, 자기본위로만 생활하고 있다. 특히 유년기와 초·중학교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한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정녕 훌륭한 자녀로 키우기 위해서라면 사회구성원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부터 가르쳐 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최고보다 먼저 최선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가정교육을 실천해야 우리 자녀의 바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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