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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관 없는 국민이 행복할 수 있을까

권송성 국보디자인 회장

 
8월은 우리 민족에게 한량없이 기쁜 달입니다. 36년 동안 일본 치하에서 나라와 민족이 핍박을 참아낸 끝에 8·15해방을 맞이한 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였고, 분단국가로서 고난을 맞게 된 우리 나라에서 국민을 결속시켜 줄 수 있는 정신적 구심점은 사람으로 치면 하나의 심장과 같은 것입니다. 국가관은 국가가 있기에 나도 존재한다는 마음을 갖고 열심히 자기 책임을 다하도록 만드는 마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이 함께 지켜나갈 수 있는 공통의 국가관을 갖고,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서로 도우며 사랑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복이 없을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의 영령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상징물인 '호국 보훈의 불꽃'이 2년째 건립장소를 마련치 못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국가보훈처가 올해 5월말부터 전국 10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온라인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서울 광화문광장을 건립장소로 결정했지만, 장소 사용 승인권을 가진 서울시가 기존 조형물과의 조화 및 관리상 어려움을 들어 부정적 입장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8월에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이를 설치하는 방안을 보훈처가 발표했지만,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갑론을박을 벌이다 결국 장소를 재검토해 보고하라고 보훈처에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또 얼마 전엔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고 하는 국회의원이 있었습니다. 애국가와 태극기를 우습게 여기고 버려야 할 남의 나라 것처럼 취급하는 사람들이 국회의원 행세를 하는 오늘의 세태는 나라를 되찾고 세우고 발전시켜온 선열들 보기에 민망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나라를 지켜야 할 젊은이들이 36년 동안 일본 치하에서 조상들이 마음 아프게 고생하며 살아온 것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도록 기성 세대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6·25전쟁과 배고픔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가 많아지고 철지난 이념 갈등이 맹위를 떨치면서 나라에 대한 관심과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쉽게 모아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누구나 한번은 죽게 되는데, 살아 있는 동안에 자기만을 위해서 삶을 살아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한다는 것이 반드시 어떤 큰 일을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길거리에 휴지가 있거나 장애물이 있다면 그것을 치우는 마음도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건강을 위하여 사우나시설을 이용 할 때 선풍기를 사용하고 난뒤 스위치를 끄지 않는 것도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이 적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나라가 전력 부족으로 힘들어할 때 작은 실천 하나라도 보태는 것이 바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될 것입니다.

 

나라 일을 책임지고 국정에 임하는 분들이 정말로 국가관을 갖고 국가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에 국민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약해지는 측면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튼튼하고 훌륭한 국가관을 갖고 있다는 것을 국정을 맡은 세력이나 정치인들이 뼈저리게 느끼게 만든다면 함부로 국정이나 정치를 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19대 국회에 당선된 이들 가운데 국민의 눈에는 이상하게 비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왜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오도록 방치했는가 물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요즘 국립묘지에 참배를 할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께 죄송하고 미안한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앞으로는 죄송하다는 생각이 덜 들도록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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