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고 이영준군 영결식장 눈물바다…의사상자 지정 추진
속보="공부하느라 그간 밀린 잠을 자는 거라면 빨리 일어나라. 제발 잠에서 깨어나라…." (본보 17일자 6면보도)
18일 오전 7시30분, 물에 빠진 두 아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급류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은 고 이영준 군(이리고 2년)의 영결식장은 온통 슬픔의 눈물바다였다.
이 군의 영결식이 열린 이리고 교정은 '의로운 영준 군'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방학에다 주말 이른 시간이었지만 선·후배, 친구, 교직원 등 400여명으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영결식이 시작되면서 이리고 김도종 교장은 조사에서 "과학중점반으로 활동하며 나노공학, 엔지니어의 꿈을 키워 오던 영준 군의 닉네임이 의리의 사나이였다"고 소개하며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진 영준 군의 하늘나라 가는 길에는 밝은 빛이 있을 것이다. 장한일 했다"며 참았던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이어 학급실장 박모 군의 추모사가 뒤를 잇자 교정은 또다시 온통의 울음바다가 됐다.
숨죽인 비통함을 전하는 박 군은 "공부하느라 깊은 잠을 자는 것이라면 이제 일어나라. 제발 잠에서 깨어나라"고 흐느끼며, "마지막 가는 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너의 의로운 행동을 본받아 가슴에 담고, 우린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고 친구들과 함께 명복을 빌었다.
학교를 빠져나가기에 앞서 이 군은 부모님과 함께 마지막으로 교실을 들렀고, 이군의 책상에 주저앉은 가족들은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이 군의 책상을 어루만지며 "여기에 앉아 있어야 하는데…"라는 통곡과 함께 그가 앉아 공부했던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아버지(회사원)는 책상에 남아있던 이 군의 책들을 꺼내보며 "하나뿐인 우리 아들 영준이가 어제까지 공부했던 책들이다. 아직도 따뜻하다"며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맥이 풀린 손을 흔들어대는 친구들의 눈물 배웅을 받으며 학교를 빠져 나온 이 군은 익산팔봉화장장에서 화장 후 인근 추모의 집 납골당에 안치됐다.
△영준이는 누구
18세 꽃다운 짧은 생을 마감한 고 이영준 군은 의리의 친구다.
팔씨름왕, 스모왕으로 정평이 나 있을 정도로 다부진 체격과 활달한 성격으로 교우관계도 두터워 언제나 친구들의 중심에 서 있었다.
또한 이 군은 보충수업을 한 번도 빼 먹지 않을 정도로 학교생활도 모범적이었고, 과학중점반으로 활동하며 나노공학, 엔지니어의 꿈을 키워 오고 있었다.
담임 조미선 교사는 "비통하지만 영준이만이 할 수 있었던 값진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학우들에게 전해 나가겠다"며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한편, 익산시는 이영준 군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의사상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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