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천 K-water 전북지역본부장
최근에는 하천을 국민이 쉽게 접근하여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시행되었다. 이젠 자연의 여건을 극복하면서 축적해 온 물관리 기술을 적극 상품화하여 수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세계 물산업은 인구증가, 기후변화 등과 맞물려 급성장하고 있다. 영국의 물 전문 조사기관인 GWI는 세계 물시장 규모가 2010년 4천8백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약 8천6백억 달러(1천조 원)로 커질 것이라 예측하였다. 이는 상하수도 중심의 물산업에 국한한 것으로 하천정비와 같은 수자원분야를 포함한다면 그 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물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공기업인 Mekorot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여 연평균 물산업 해외수출 증가율 26%를 달성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2020년 해외수출 200억 달러를 달성하는 것이다. 또한, 싱가포르는 환경·물산업개발위원회(EWI)를 조직, 세계 물시장의 3%를 점유하겠다는 야심 찬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해수담수화 플랜트 분야의 시장점유율은 이미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필자가 재직중인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중국 사양현 상수도사업', '파키스탄 패트린드 수력발전사업'과 같은 해외사업을 13개국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신규 사업 발굴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홍수피해를 겪은 태국 정부가 짜오프라야강 등 주요 하천을 정비하고 통합물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12조 4천억원 규모의 물관리 사업을 지난 7월 발주하였는데 현재 K-water가 현장조사를 하고 입찰제안서를 작성하는 등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4대강 사업 경험에 IT 기반의 통합 물관리기술을 접목하여 준비한다면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 물시장 점유율은 2011년 기준, 고작 0.4%에 불과하다. 국내 물산업 경쟁력이 일부 분야에 국한되어 있어,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해외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우리가 역량만 확보한다면 수요는 충분하다. 기후변화로 이·치수를 위한 수자원사업의 필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고, 후진국의 낮은 급수보급률을 감안하면 상하수도 분야도 그 수요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통합 물관리기술 분야의 경우, 태국 총리·모로코 국왕·파라과이 대통령 등 여러 나라 국가원수가 4대강 현장과 경인 아라뱃길 등을 돌아보고 노하우 전수를 요청할 정도로 높게 평가 받았다.
이처럼 우리가 노하우를 축적한 분야는 제대로 알리고, 고도 수처리기술과 같이 다소 경쟁력이 부족한 분야는 단기간내 기술역량을 확보해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그러나 원가 이하의 물값 정책으로 첨단 수처리 같은 분야는 기술개발과 선도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축적한 일부 사업의 노하우는 본질을 벗어난 흠집 내기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의 물관리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여 '블루 골드'를 선점하기 위해 서는 먼저 업계의 노력이 최우선이지만 다소 경쟁력이 약한 분야는 다양한 선도사업을 시행,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재무적 여건 등을 마련해 주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겠다. 아울러 이미 시행된 선도사업에 대해 무조건적인 흠집 내기가 아닌, 발전적 진단과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민적 지혜가 모아져야 할 것이다.물관리 기술도 수출 상품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