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란에서도 여러차례 지적했듯이 학교폭력은 1차적으로 학교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건 새삼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학교폭력 발생 현장이 학교이고 학생들의 특이한 동태를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곳도 학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와 교사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주체가 돼야 한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나 신고센터 운영 등은 차선책일 뿐이다.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까지 끊으려 했던 남원 용북중학교 1학년 학생의 사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학교는 과연 무엇을 하는 곳인지, 교사는 과연 사명감을 갖고 근무하는지 부아가 치민다.
이 학생은 학기 초부터 최근까지 교내에서 동급생 7명으로부터 욕설과 괴롭힘, 심부름 등의 폭력에 시달려 왔다. 지난 4월에는 신체 부위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는 성추행을 당하기도 했다. 맹장수술 뒤 등교한 다음날 가해 학생한테 폭력을 당해 고통을 호소한 일도 있었다. 최근에는 자살까지 시도했고 지금은 우울증과 두통, 대인기피 등 심리적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학교측이 교내 폭력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은 이 학생의 부모가 지난달 말 아들로부터 사건의 전말을 전해 듣고 문제를 제기해 드러났다. 이 부모는 지난 13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슬픔이 가득한 학교폭력'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안타까운 심정을 세상에 드러냈다. 지난 5월부터 이 학생이 집단폭행에 시달리는 것을 알면서도 학교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면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것이다.
실로 충격적이다. 사실이라면 학교측의 무관심으로 또 하나의 아까운 생명이 희생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 아닌가. 학교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7명에 대한 조치에 나섰지만 직무를 방기하고 관리감독 의무를 유기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북도교육청은 진상조사에 나서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는다.
"서로 장난치다 발생한 문제로 여긴 나머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다."는 학교측의 변명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학교나 교사들은 이런 나태한 자세가 피해 학생들을 힘들게 하고, 자살로 내몬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지금 이 순간도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많을 것이다. 학교와 교사들은 내 자식을 관찰하듯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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