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은 전주지역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전주 비빔밥은 질 좋은 콩나물과 육회, 달걀 노른자를 날것으로 사용하고 콩나물국과 함께 먹는 음식으로 특화돼 왔다. '전주 하면 떠오르는 게 뭐냐'는 설문에서 가장 으뜸으로 꼽힐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런데 전주 비빔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격이 한 그릇에 2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비싸고 맛도 정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업소는 재료비와 인건비, 음식점 유지비용 등을 감안하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소비자들의 가격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외지인들이 실망스런 반응을 보이면서 지역 이미지마저 실추시키고 있는 것도 문제다.
가격을 강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그렇다고 전주지역의 대표 음식으로 특화된 비빔밥의 맛과 가격을 마냥 방치할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전주시가 소비자단체에 의뢰해 비빔밥 업소를 평가한 뒤 경쟁시키겠다는 시도는 잘한 일이다.
하지만 여러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우선 평가방식이다. 업소한테 사전에 평가항목을 알려준 뒤 평가에 나선 것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시험을 치르기 전에 시험 문제를 알려준 꼴인데 이런 게 무슨 평가란 말인가. 과연 평가를 제대로 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는 평가 대상을 한 그릇에 1만원 이상 받는 업소(18개 전문업소)로 국한시킨 점이다. 이는 업소를 경쟁시켜 비빔밥의 질과 가격을 개선시키려는 취지에 맞지 않다. 1만원 이하 받는 업소도 평가대상에 넣어 좋은 결과가 나오면 공표해야 한다. 그럴 경우 해당 업소를 널리 알리고 전문업소한테도 자극을 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항목별 배점의 적정성이다. 이번 평가는 가격 불만에 따른 것인데도 가격만족도 배점은 10점('맛'은 20점)에 불과했다. 이같이 비중이 적은 가격만족도 점수로는 업소간 차별성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평가취지에 어긋나는 배점이다.
평가는 문제점을 짚어내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이런 어설픈 평가로는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정확한 대안을 마련할 수도 없다. 불시에, 수시로 하는 평가가 제대로 된 평가다. 평가를 통해 비빔밥의 질과 가격을 개선시키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방법론에서 유치했다. 전주시는 평가를 통해 업소들에게 자극을 줄 바엔 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제대로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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