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수입농산물이 판치다보니 원산지를 따지는 것도 피곤한 일이지만 먹거리가 곧 약이라는 말이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는 요즘이다.
맛좋은 지역농산물을 먹는 것은 이처럼 몸을 살리는 동시에 지역 경제에도 활기를 불어넣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전주 대표 음식이 맛이 없어지고 비싸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음식점 상당수가 지역농산물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작 지역 식재를 피하면서 향토 유명세를 구가하는 유명 음식점들의 모습에 조소만 나올 따름이다.
전주시의회 국주영은 의원이 엊그제 시정질문에서 한 발언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그에 따르면 비빔밥 전문점 15곳을 조사한 결과 주재료인 쌀을 비롯해 식재료 20여 가지가 지역에서 구입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는 것이다. 국수 맛 집 12곳을 조사해 봐도 밀가루를 우리밀로 사용하는 곳이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지역 명성에 대한 퇴색이 걱정스러울 정도다.
아무리 농산물 개방화 시대를 맞았다고 해도 유명 음식점에서 하는 행태라고 믿기 어려운 양상이다. 특히 콩나물은 한 곳만 국산콩으로 기른 것이고 참깨는 아예 전부가 수입산으로 조사됐다. 그러고도 전주 상징 음식을 대표하는 음식점으로 논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주가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된 것은 음식의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곳이기 때문에 지역농산물을 이용하는 건 신토불이(身土不二) 차원에서도 기본이다.
기본적으로 소비자는 식품 원료의 공간적 거리가 멀수록 생산이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채로 음식을 먹기 마련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간 신뢰도 낮아지게 된다. 그 뿐 아니라 토양이나 기후 등의 차이나 신선도 저하로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이 활발해야 한다. 따져보면 생산자는 유통비용이 줄고 소비자는 신선한 것을 먹을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도와 줘야 한다. 미국의 공동체지원농업(CSA)과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운동처럼 선진 외국들은 이런 선순환 경제체제에 앞서 가고 있다. 음식점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 애향심 향상, 지역 전통음식문화 계승 등을 위해 먼저 지역 농산물을 찾아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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