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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시 최근 경향과 향후 방향 - '공모전' 대신 새로운 작가 등단 시스템 자리매김

지자체 창작지원 활발 지역 문화예술계 활력…신인들 레지던시 통해 작품 창작과정 선보여 공적 지원 논란있지만 미술계 중심 역할할듯

▲ 익옥수리조합 창작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작가가 창작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예술대학을 막 졸업한 젊은 작가는 소위 말하는 '스펙'이 없어 전시할 공간을 찾기 힘들다. 더불어 전시장을 임대할 만 한 돈도 없다.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그들에게 미술관과 화랑은 준비되지 않는 예비 예술가를 받아 줄 이유가 없다. 상업갤러리는 작가의 철학과 예술성, 실험보다 잘 팔리는 스타일과 스케일을 좋아한다. 그래서 무명 혹은 비주류의 신진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의 내적 고민보다 스타일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또한 이들에게 창작활동에 있어 생계의 문제, 창작공간의 문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보다 더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견뎌내야 하는 고통의 운명과도 같다. 그래서 많은 예술가들이 스스로 붓을 내려놓는다. 창작의 꿈 대신 생활비를 선택한다.

 

이 문제는 지극히 예술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의 문화는 예술의 가치와 표현을 통해 증명되고 발전해왔다. 이 시대에 예술계도 그러하다. 그래서 문화선진국이라는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북유럽국가의 여러 복지국가들은 적극적으로 문화예술창작공간과 작품 활동의 생계비용을 정부가 직접 챙기는 것이다. 향후 그들의 나라를 더욱 부유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앞으로 도래할 문화예술산업의 성장가능성 및 관광산업의 새로운 트렌트를 그들은 준비하고 있다. 고흐라는 예술가 한 명이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에 엄청난 관광문화수익을 창출해 주고 있는 객관적 경험을 통해 그들은 알고 있다.

 

 

▲ 전주 교동아트 레지던시 작가로 참여하고 있는 박진옥 씨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레지던시의 확산

 

정부 차원의 창작공간지원 및 예술가지원은 폐교를 활용하기 위한 공간전시 방식으로추진됐다. 1995년 창원마동창작마을을 시작으로 폐교를 예술 창작공간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생기면서 부터다. 수많은 지역 거점 예술 창작 공간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이 운영과정에 문제점이 드러났다. 예를 들어 예술가들의 경제적 생활권 밖에 자리 잡음으로서 재원 확보의 어려움, 운영비의 부담, 전문인력 미비 등이다.

 

정부는 직접적으로 작가를 지원하는 방식보다 미술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간접적인 지원방식을 선호하게 되면서 새로운 유형의 창작스튜디오가 구도심, 혹은 지자체 거점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서울시의 금천예술공장(2009), 서교실험예술선터(2009), 문래예술공장(2010), 인천시의 인천아트플랫폼(2009), 경기도의 경기창작센터(2009)등이그것이다. 이 공간들은 레지던시의 고유한 역할 외에도 '도시재생' '문화예술활성화'라는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다. 2000년대 후반 수많은 지차제들은 이러한 수도권의 예술창작지원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면서 프로젝트형 창작공간들을 지원하기 시작한다. 광주의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2008), 대구의 문전성시프로젝트(2009)가 대표적이다. 이 구조는 정부의 지원을 통해 민간 기관 및 단체이 지역과 연계한 레지던시를 통해 지역성과 지역문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미술계 새 바람, 예술가 거주 프로그램

 

"1990년대 말, 대안공간은 미술계의 새로운 힘으로 부상했다. 1999년 대안공간루프을 시작으로 홍대앞은 대안공간의 핵심거점이 되었고, 아트스페이스 휴와 같은 대안공간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던 시기가 왔다. 레지던시 또한 이쯤 새로운 장르, 형식의 넘어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그 작가는 바로 대안공간에서 전시를 열었고, 반대로 대안공간에서 전시했던 작가들은 상당수 레지던시 입주로 이어졌다."

 

서울문화재단 창작공간 추진단장 김윤환 씨는 이렇게 회고했다. 이러한 레지던시와 대안공간 출신 작가들의 약진으로 미술계의 레지던시 붐은 새로운 '작가 등단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기존 국전, 공모전이 학연, 지연주의 폐해를 극복하지 못함으로써작가등용문 역할을 신진작가들에게 외면당하면서 레지던시는 더욱 활발한 양상을 띤다. 즉 작품의 과정, 창작의 포트폴리오를 창작지원공간을 통해 증명해내는 내는 방식이 더욱 작가의 가능성을 검증하고 역량을 키워내는데 합리적이었다. 해외미술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레지던시를 방문하는 것이 필수 코스처럼 되면서 입주작가들은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사례도 빈번히 늘어났다.

 

△프로그램 차별화 수행할 철학 필요

 

'예술가의 창작활동은 사회적 노동이며, 가치이다.'

 

프랑스의 예술가의 집 사례처럼 정부는 예술가의 창작권을 인정하면서 작가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집단 창작촌이나 대형 아파트, 스튜디오를 별도로 지원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작가 발굴 및 예술가 지원의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더불어 공공미술, 커뮤니티 아트를 고려한 지역 거점형 예술 공동체를 공공의 영역을 통합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즉 공공기관의 레지던시 사업은 예술가의 창작공간 지원을 포함해 시민의 문화 향유와 도시재생까지 망라하는 종합적인 정책이라는 것이다.

 

전북의 레지던시지원사업도 이러한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지원제도이다.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공적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술계 내부에서는 예술을 도구화하는 것에 대한 걱정과 창작의 자율성, 프로젝트의 운용의 제한을 거부하기 쉽지 않다. 이 문제의 갈등은 앞으로 더욱 문화예술계의 중요한 쟁점이 될 듯하다. 따라서 프로그램의 차별화와 지역에 맞는 레지던시의 예술과 사회의 통합역할론 확립이 필요하다. 진정한 창작의 허브가 필요한 이 시대에서 대한민국 대전처럼 작가들에게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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