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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방, 레지던시- 지역예술 창작 공간…젊은 작가 발굴의 장

장르적 한계 틀 벗고 다양한 예술조형언어 실험 무대로 새로운 시도와 오류 통한 창작 과정 제도권이 지켜줘야

화가의 작품을 보고 싶을 때, 우리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하는가? 일단 국립현대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등 정부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미술관, 민간이 운영하는 갤러리가 있다. 더불어 비주류 미술계를 대변하면서 새로운 전시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비영리 대안공간도 있다.

 

요즘 새로운 방식의 문화공간이 나오고 있다. 바로 작가의 방! 예술가 거주 프로그램(Artist in Residence)인 창작 레지던시다. 거주지를 뜻하는 레지던스(Residence)는 공공자금을 활용하는 특성을 살려 단순히 예술가 지원에 그치지 않고, 시민에게 문화예술을 환류 하는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 전북도는 2010년부터 지역예술가의 창작활성화와 예술교류 및 지역문화예술 신장을 위한 레지던스프로그램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전북에도 창작레지던스가 있다. 교통아트스튜디오 창작레지던시(전주), 익옥수리조합 창작레지던시(익산), 창작레지던시 여인숙(군산), 올해 새롭게 운영되고 있는 운호(雲湖) 공공미술 레지던스(부안)다. 이에 전주·익산·군산을 대표하는 세 곳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탐방하고 참여작가들과 운영진들을 만나 창작공간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전북의 창작레지던시의 한계와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한다.

 

▲ 익옥수리조합 레지던시 입구. 액션페인팅이 이 곳의 레지던시의 의미를 대신 표현하는 듯하다.

△ 익옥수리조합 창작레지던시 '근접조우'

 

등록문화제 제 181호로 지정된 근현대시설인 옛 익옥수리조합은 현재 익산문화재단과 창작 레지던시가 입주해 있다. 구 도심의 자원을 활용하여 새로운 문화복합공간으로 변모를 꾀했다. 초기 레지던시 사업부터 지금까지 익옥수리조합 창작레지던시의 다양한 전시와 교유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큐레이터 김은미(37·목원대 겸임 교수)씨는 익산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신진 입주작가의 창작활동과 작품구상의 최대한 제공하는 인큐베이팅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 익옥수리조합 레지던시 입주작가 최진희씨의 작업실. 다음작품에 대한 에스키스중이다.

미술인구의 노령화로 예술을 받아들이는 익산 시민들의 정서가 다분히 작가의 활동에 정체감을 주고 있는 현실에서 젊은 작가들의 교류와 역량강화에 초점을 두는 데 있다. 레지던시 참여작가인 이용제씨(29·회화)의 작업실은 이를 증명하듯 수많은 작품과 습작으로 넘쳐나 있다. 서울에 활동하던 이씨는 본인의 작품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공간을 찾아 익산에 오게 되었고, 이곳 레지던시 공간이 자신의 작업을 집중하기에 좋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지역 작가인 최진희(25·회화)씨는 익산 구도심의 풍경을 고스란히 관찰 중이다. 옛 간판, 문 등에서 다양한 작품의 소재와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전북의 레지던시 공간 중 가장 넓은 공간을 보유하고 있는 익옥수리조합 창작 레지던시공간은 대규모의 설치작업이 가능하다. 특히 탈장르적인 실험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이 보인다. 아직 활용하지 못하는 공간들이 아쉽다.

 

▲ 군산창작 레지던시. 왼쪽부터 이상훈 대표, 서진옥 큐레이터, 김홍빈 작가.

△ 군산창작 레지던시 여인숙(與隣熟)

 

군산의 창작 레지던시 여인숙(與隣熟)은 개복동 예술의 거리를 시작으로 지역과 예술을 고민하던 이상훈 대표(41·미디어)씨가 지역작가들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대안공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던 계기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실제 여인숙을 작가의 방과 갤러리로 예술가의 시각에서 리모델링한 이곳은 이미 군산을 찾는 관광객의 블로그에 무수히 소개될 만큼 유명한 곳이 되었다.

큐레이터 서진옥(36)씨는 창작 레지던시 여인숙의 정서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작가와 지역, 창작행위 이전에 이미 사람과 사람간이 자연스러운 공유와 삶의 공간의 공유가 중요한 전제요소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

 

'여인숙'을 한자로 풀면 '여러 이웃이 모여 뜻을 이루다' 란다. 여인숙의 입주작가인 서울 출신의 김홍빈(39·탈장르)씨는 개인적으로 여인숙은 편안한 공간이며 서울에서도 하얀 전시 공간을 이용한 작품을 발표하기에 어려움이 있는데 이곳에서 가능했었다고 한다.

 

서씨는 레지던시와 군산의 지역성에 대한 질문에 작가가 보는 군산의 관점에서 방목적 환경이 중요하다고 한다. 즉 지역과의 레지던시의 연계는 관이 주도하는 공공성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결국은 입주작가의 작가적 시선에서 군산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것. 그래서 타지역 작가가 군산을 알게하는 것은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한옥마을 교통아트 레지던시

 

전주 한옥마을에 자리한 교통아트스튜디오는 옛 속옷 생산공장터의 창고를 활용한 레지던시 공간이다. 교통스튜디오에는 3명의 입주 작가가 있다. 최근 전북대 교수로 임용된 이광철(35·회화)씨는 지역작가로서 레지던시가 자신의 작업과 창작활동에 있어서 장르적 한계의 틀을 스스로 벗어나 자유롭게 다른 조형언어를 찾고 실험하는 계기를 주고 있다고 말한다.

 

김현진(29·미디어)씨는 한국적인 것에 대한 고민과 소재를 찾고 있던 중에 전주를 전통과 현대의 공존의 공간으로서의 한옥마을을 한국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끼고 있다고 한다. 박진옥(30·회화)씨는 젊은 작가로서 한국사회에 산다는 것!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지금 작업공간과 작품을 통해 자신의 예술성과 정체성을 찾고 집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 교동아트스튜디오 레지던시 작가들.

△ 레지던시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전북의 레지던시는

 

한옥마을 교동아트레지던시(전주), 창작 레지던시 여인숙(군산), 익옥수리조합 레지던시(익산) 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정서와 지역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시각예술분야의 작가를 발굴하고 타지역간의 교류를 통한 예술역량의 강화 증진하고, 더불어 전북예술의 방향을 모색하는 공통된 임무와 역할이 주어져 있다. 입주 작가들은 그 최종목표가 스타작가를 키우는 데 있다는 것을 철저히 거부한다.

 

그러다 보니 미술계 전문가·작가들은 전북의 레지던시 지원사업이 지역의 단위 사업이라는 한계를 분명히 느끼고 있다. 즉, 개량적 성과와 진정성 없는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체험 프로그램 등 성과 중심의 프로그래밍에 지쳐 있다. 레지던시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예술가의 지원, 지역 레지던시로서 여느 다른 지차체와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레지던시와 다른 차별성과 철학과 책임의식이다.

 

그것은 입주 작가들과 함께 새로운 시도와 오류 경험하려는 노력과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내·외 작가와의 거침없는 교류의 전제가 작가의 역량, 출신 성분이 아니고 발굴코자 하는 레지던시의 철학과 작가의 가능성이야 한다. 또한, 네트워크의 다양성을 위한 장르의 차별, 주제의 발굴은 운영

 

자로서 공부해야 하는 과정을 제도권이 지켜줘야 한다. 그들에게도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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