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불산가스 누출사고를 계기로 전북도가 파악한 도내 유독물 취급 사업장이 205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전북지역도 유독물 관리에 취약하다는 것이 문제다. 유독물 취급 사업장 205곳 중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정기 및 수시 검사가 의무화된 곳은 32개 사업장 뿐이다. 나머지 사업장들은 자체 관리하고 있는데 그만큼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는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였다. 불산을 물에 희석시키기에 앞서 탱크에서 불산을 빼내다 사고가 발생한 것인데, 에어밸브와 에어호스를 연결하는 작업 중 원료밸브의 마개를 열어둔 것이 주 원인이었다.
작업자들은 작업과정 내내 에어밸브와 원료밸브의 마개를 열어둔 채 실수로 손잡이형 레버를 개방하는 바람에 사고가 난 것이다. 숨진 근로자들은 작업순서를 무시하고 작업복을 착용하지도 않았다.
안전수칙을 지키고 작업순서를 이행하는 등의 기본적인 원칙만 지켰더라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설마 하고 방심하는 사이에 되돌릴 수 없는 엄청난 사고를 불러온 것이다.
도내에서도 불산을 사용하는 사업장이 10곳이나 된다. 익산 3곳, 전주·군산·완주 각각 2곳, 부안 1곳 등이다. 99%의 불화수소를 사용하는 구미의 경우와는 달리 50%의 물을 혼합해 사용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낮다고는 하지만 불화소수의 유통이나 혼합과정 등에서의 위험성은 구미의 경우나 똑같다. 불화수소를 취급하면서 안전마스크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중소업체도 있다.
또 검사가 의무화된, 규모가 큰 업체들도 환경청과 자치단체·소방서· 노동청· 경찰 등 5개 기관이 각각 나눠 맡고 있다. 서로 업무가 중복되고 경계가 불투명한 데다 업무를 총괄할 구심체가 없다는 맹점이 있다. 종합적인 지휘 관리가 취약하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할 수 있다. 안전 사각지대화 할 개연성이 얼마든지 있다.
규모가 작아 점검대상에서 벗어난 업체들이 산업단지를 벗어나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 것도 문제다. 205개 업체중 절반에 이르는 102개 사업장이 이런 곳에 있다. 위험하기 짝이 없고 유사시 주민 피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북도는 이 기회에 유독물 취급 사업장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취약부분을 보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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