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이 낮아지자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산을 떨었지만 정작 말만 앞섰던 모양이다. 도내 6개 시 지역을 제외한 8개 군 지역에는 분만시설이 한 곳도 없어 산모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전북도 자료에 따르면 도내 출생아 수는 지난 2009년 1만 5233명에서 2011년 1만 6175명 등 매년 증가세에 있다. 하지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분만실이 있는 시·군은 도내 14개 시·군 중 전주 등 6개 시에 불과했고, 나머지 8개 군은 전무했다. 군 의료원에 산부인과 과목이 개설돼 있는 지역 산모들도 먼 거리에 있는 도시 산부인과에 다니는 상황이다. 산모들이 분만 시설을 갖춘 도시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며 출산 건강관리를 하려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몸이 아프지 않더라도 매월 한 차례씩 산전검사를 받아야 하는 산모들의 불편이 이만 저만 아니다. 자칫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산모와 태아의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 전북도가 분만실이 없는 8개 출산 취약지역 산모들을 위해 20만 원 정도의 교통비를 지원하지만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담보하는 조치는 못된다.
이제 시골에 사는 산모들이 산부인과 진료를 마음 놓고 받으면서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는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풀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등이 주목하고 대응해야 할 문제는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근무 환경과 의과대에 만연된 산부인과 전공 기피 현상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지난 6∼8월에 산부인과 전문의 559명을 대상으로 '분만 관련 근무 환경'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4분의 1에 달하는 의사가 아예 분만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육체·정신적 스트레스(60%), 경제적 문제(13%), 의료사고에 따른 폭력적 진료 방해(3%), 의료소송 발생(2%) 순으로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10%는 분만 취약지 근무에 부정적이었다.
전북대병원에 산부인과 전문의 인력이 모자라 의사들이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조만간 실시될 예정인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서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해 의사가 비용의 일부를 부담토록 한 것도 군 지역 분만시설 확충의 걸림돌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출산하면 지원금 몇 푼 더 주겠다는 선심성 말잔치에 앞서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담보할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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