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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地籍) 재조사, 분쟁 최소화해야

실제 토지현황과 불일치하는 지적(地籍)을 바로잡는 재조사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이 미흡하다. 국가사업으로 인해 생기는 분쟁을 줄일 수 있는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한지적공사가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적도상 경계와 실제경계가 불일치하는 불부합지의 면적은 전국적으로 554만 필지, 6154km로 서울시 면적(605.25km)의 10배에 이른다. 이 중 약 15%가 지적도와 실제경계가 불일치하고 있다. 도내의 경우 토지 371만8000필지 가운데 지적측량 불일치로 조사된 토지는 모두 55만7000필지다. 면적으로는 8061㎢ 가운데 5.3%인 426㎢가 잘못돼 있다. 이는 지적공사가 지난 1960년부터 전국 토지에 대한 일제 재측량을 통해 밝혀진 것이다.

 

이처럼 지적 불부합지가 많은 것은 현재의 지적도가 일제 강점기인 1910년대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100년 전인 당시 일본이 토지수탈과 조세징수를 목적으로 서둘러 평판과 대나무 자로 측량해 종이에 수기로 만들어 실제 측량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지적 불부합지가 많다보니 주민들간에 토지의 경계를 둘러싼 갈등이 자주 발생하고 토지측량에 많은 돈을 쏟아붓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지적불부합으로 인한 경계분쟁에 연간 소송비용 3800억원이 소요되고 경계확인 측량으로도 연간 900억원이 투입되는 실정이다. 정부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지적 재조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 올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또 장기국책사업으로 올부터 2030년까지 모두 1조3000억원을 들여 종이 지적도를 디지털로 바꾼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본적인 지침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203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계획 동안 숱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토지소유자를 비롯한 이해당사자들의 이의제기 및 민원과 소송이 빗발칠 전망이다.

 

지적은 공신력이 생명이다. 건축이나 도시계획, GIS 구축 등 모든 개발계획이 지적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잘못된 토지를 바로 잡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장기적인 국책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책 마련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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