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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호박이 넝쿨 양정숙 대표 - 전통 오방색, 침실을 물들이다

역학사상 침구류에 응용'인기' 이름값도 한몫…세계수출 시동

▲ 호박이 넝쿨 양정숙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오방색 이불 원단에 자수를 입히기 위한 디자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도내 한 창업 업체가 풍수지리와 사주팔자 등을 총괄한 역학사상에 전통 기술을 응용한 침구류 제품을 선보여 관심이 끌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달라진 침구와 이에 따른 색상으로 사람들의 기분이나 느낌이 크게 변화된다는 것에 착안, 우리나라 대표 색상인 오방색 테라피를 연구해 이를 침구에 응용한 것.

 

주인공은 바로 전주시 효자동 서곡 황방산 자락 밑 작은 공장에 자리 잡은 호박이 넝쿨(양정숙 대표·여·45)이다.

 

호박이 넝쿨이 개발한 침구류는 단순하면서도 오묘한 사상과 과학을 이론으로 하고 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닌 과학'이라는 방송 카피를 넘어 '침구류는 삶의 연속성을 띤 과학'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색의 개념은 오방색이다. 우주생성의 근본이 되는 음양오행적 다섯 가지 색상은 파랑과 빨강, 노랑, 하양, 검정 등이 침구류에 베여 있다.

 

20년 이상 한복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양 대표는 지난 2005년 출장길에 오른 독일 홈스테이 과정서 독일 집주인으로부터 '오방색을 아느냐'란 질문을 듣고 일반적 동양사상에 대한 관심사로 치부했다.

 

그러나 독일인은 하얀 에이포지에 방위를 그리고 그곳에 각각의 다섯 가지 색을 적고 그 의미를 설명하는 데 대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또한 오방색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던 홍콩 사람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방문한 홍콩 침구류 시장 참관도 양 대표가 침구류에 눈을 뜨게 해주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 오랜 연구 끝에 2010년 2월 오방테라피를 활용한 침구 상품 개발에 관한 연구 논문 발표와 함께 창업을 감행, 본격적인 상품 개발에 나섰다.

 

제품 개발에 따른 디자인은 완성됐지만 이 같은 디자인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무려 10곳의 각기 다른 공장 공정 자체를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제품 제조를 위해 전국 각지 공장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소규모 제품 제조 공정 계약을 체결했다. 완성된 호박이 넝쿨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 원단, 염색, 누비, 봉제, 자수 등 10가지 조건이 뒤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한 공장의 제조 공정이 잘못돼 수천만원의 피해가 발생, 빚더미에 오르기도 했지만 양 대표의 집념은 강했다.

 

결국 전주를 포함한 서울, 목포, 여수 등지에서 호박이 넝쿨 제품을 취급하는 취급점이 늘어갔고 이젠 전국적으로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보통 1개 거래처를 뚫기 위해서는 1~2년이 걸린다는 게 업계의 관행이지만 호박이 넝쿨 제품은 한 번 보자마자 구매가 성사되는 경우도 많을 정도로 한눈에 쏙 띄었다고 한다.

 

특히 호박이 넝쿨이란 상호의 당초 명칭은 오방 테라피였지만 한 고객이 '이 제품을 쓰면 호박이 넝쿨째 들어오는 거죠'란 말에 착안, 상호명을 호박이 넝쿨로 바꿨다.

 

이름 자체가 독특해 한 번 들은 사람은 이 상호명을 쉽게 잊어먹지 않아 이름 자체로의 장점도 제대로 살리고 있다.

 

오방색을 활용한 호박이 넝쿨 침구 세트는 인천공항 한스타일 홍보관과 경복궁 박물관, 전주 한옥마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양 대표는 현재 한국관광공사에 아이디어 제품으로 전시를 의뢰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호박이 넝쿨 제품의 홍보를 위해 '당신의 침실에서 다섯 가지 색깔이 들려주는 다섯 가지 이야기'를 개발해 냈다"며 "파랑은 봄, 빨강은 애정, 노랑은 부귀영화, 흰색은 청렴결백, 검정은 변화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통 업계에서는 창업한지 4년에서 7년 사이를 '죽음의 계곡'이라고 말하듯 가장 힘든 시기가 오고 있다"며 "그러나 3년째 접어든 나에게 벌써 이 시기가 온 듯한 기분으로 하루라도 빨리 늪을 탈출해 전통 오방색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분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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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모 kangm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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