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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딸, 사진으로 소통하다

류철희 교수·류영정씨 사진전…다음달 7일까지 도청 전시실

▲ 전북대 교수이자 사진작가인 류철희씨와 그의 딸 류영정씨.
"25년 전 결혼을 앞둔 젊은이가 괜찮은 카메라 하나를 장만합니다. 제주로 신혼여행을 떠났던 그는 한라산을 돌아 도착한 서귀포 인근에서 카메라에 필름이 제대로 감기지 않아 사진이 찍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출발지로 되돌아가 다시 한번의 일주를 시작합니다.

 

그 후 20여년이 흘러 큰 딸이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자 그 카메라를 딸에게 줍니다. 그리고 딸의 사진을 책상머리 너머로 보며 아빠는 괜스레 들뜨곤 했고 결국은 젊은 날의 추억과 정열을 되살려 다시금 사진공부를 시작하게 됩니다."

 

전북대 의대 교수이자 사진작가인 류철희씨(55)의 이야기다. 그가 딸 류영정씨(상명여대 사진영상미디어학과 4년)와 함께 사진전을 연다(27일부터 12월 7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 '아빠와 딸, 사진으로 만나다'다.

 

'아빠와 딸'은 혈연으로만 연결된 것 뿐아니라 작품으로 소통을 한다. 아버지는 전주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남부시장 구석구석을 앵글에 담았고('남부시장 연가'), 딸은 종손 집안의 거주형태와 먹을 거리, 제례 모습들을 신세대의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모녀가 각자의 시선을 통해 세대를 넘나들고 아우르면서 우리가 살아왔던 과거의 세상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하며 소통하고자 한 것이다.

 

박승환 전주대 공연영상예술학과장(현대사진미디어 연구소장)은 "두 사람의 작업이 마치 피라미드의 사각뿔처럼 객관과 주관의 동떨어진 모서리에서 층층을 탁고 올라가 결국 맨 위에서 하나의 점으로 만나는 것 같다"고 했다. 즉 딸 류영정씨가 종손 집안을 엮어낸 작업은 젊은 세대로서는 다소 지루하고 공감이 부재할 수도 있지만 어르신들과의 세대차를 넘는 작업이며, 류 교수의 작업은 현대와 교감하면서도 우리의 전통적인 장터의 풍광들을 신세대의 모습으로 바라보고 분석했다. 그래서 두 작가의 시선 모두 아날로그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세대간의 교챠점임과 동시에 과거와 현재가 드나드는 나들목인 셈이라는 것이다.

 

류 교수는 "남부시장 골목 안에 그 옛날 추억이 어린 모습이 남아있기를 바라며, 또 지금의 풍광이 먼 훗날 소중한 옛 모습이길 소망하며 즐겨 부르는 노래를 흥얼거리듯 기록으로 남겨보았다"고 말했다.

 

영경씨는 "가문의 전통과 풍습을 지키며 그 과정에서의 정성과 노력에 의미를 두는 종가의 모습들은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당당히 존재하고 있었고 이를 기록하고 싶었다"며, "너무 빠르고 편리한 것만을 좇고 있지 않은지 한 번 쯤 뒤돌아보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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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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